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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용 압박이라는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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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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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주가는 빈번하게 많은 이의 예상을 벗어난다. 주가가 고점을 경신하면, 모든 이가 황소의 귀환을 합창하지만 이내 주가는 꼬리를 내리고 뒷걸음친다. 건물이 무너지는 것같이 주가가 내리막길에 들어서면, 끝없이 추락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장을 떠나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주가는 제자리에 돌아온다. 불과 1년 전 코로나 공포는 우리 삶을 뒤덮었고, 금융시장은 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하지만 이제 주가만 놓고 보면, 글로벌 증시는 구석구석까지 온기로 가득하다.

투자자는 합리적 결정만을 내리지 않는다. 균형보다 불균형이 일반적이고, 수요와 공급, 펀더멘탈과 가격은 독립적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이다. 위대한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이를 투자에 적용했고, 미스터 마켓(Mr. Market)의 조울증을 이겨냈다. 주가가 오르면 펀더멘탈에 영향을 주고, 펀더멘탈이 좋아지면 주가에 다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재귀이론의 출발점은 철학자 칼 포퍼이다.

소로스는 이후 그의 사회재단 이름도 포퍼의 대표 저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인용한 '열린사회재단'이라 칭하였다. 필자 역시 포퍼의 철학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왔다. 요즘처럼 고민이 깊어지면 그가 남긴 말이 떠오른다. "문제의 모든 해결책은 풀어야 할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Every solution to a problem creates new unsolved problems)"

지난해 5월 코로나 위기가 금융시장을 강타한 그 시점, 연준은 지난 금융위기를 경험 삼아 신속한 조치들을 연달아 내놓았다. 돈이 부족한 기업에 돈을 공급하고,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도 돈을 줬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코로나의 시대는 2009년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위기의 파산도, 제조업의 붕괴도 없었지만, 돈은 그 이상으로 풀렸던 것이다. 바로 돈의 힘이라는 해결책이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있다. 바로 비용 압박이다. 글로벌 최대 석유 소비국 미국은 고유가와 싸우고, 최대 금속소비국 중국은 금속가격과 전쟁 중이다. 미국은 이란 등 석유 생산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지만 아직 진전이 없고, 중국 역시 관세, 광산공급 등 가용조치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금속 가격은 더 치솟았다.

코로나 이후 개선 중인 제조업 지표도 혼란스럽다. 가격 지표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신규주문은 상당기간 횡보하고 있다. 즉, 경기 회복세에 도달한 이후 제조업 성장 기대감은 수요가 아닌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에 기인한 부분이 크다 보니 정책 당국의 고민은 깊어진다. 수요를 지나치게 누르지 않는 범위에서 급등하는 가격을 컨트롤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가격부담이 정책을 압박하기 시작한지 꽤 됐다. 기업 실적은 재고를 쌓은 과정에서 좋아졌지만, 이후에도 그만큼 실적 개선 속도가 이어질지 의구심이 들 시점이 된 것이다.

앞서간 주가가 부담이다. S&P 500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를 상회하며, 2000년 초 닷컴버블 수준까지 상승했고,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도 13배 중반이다. 이렇게 높은 주가 및 밸류 수준에서, 더 좋아질 수 있는지는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 이익 증가율의 고점 우려가 예상되고 있는데, 1분기의 높은 이익 증가율은 코로나로 인한 기저효과가 큰 부분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영업이익은 1Q20 -28.4% YoY를 저점으로 하여, 1Q21 107.7% YoY로 정점을 기록한 후(발표 실적 반영), 2Q21 59% YoY, 3Q21 33.7% YoY로 이익 증가율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컨센서스대로 이익이 발표될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익 증가율 둔화 자체가 우려된다. 높은 밸류는 이익 성장, 회복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인데, 그 이후에도 고PER가 유지될 거라 자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책(돈의 힘)이 새로운 문제(비용)를 만들었고, Mr. Market은 이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포퍼는 과거를 뒤져보고, 그 안의 규칙성 내지 인과성을 파악한들, 과거를 잣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했다. 오로지 시행착오를 통해 적절한 해법을 찾아갈 뿐이다. 코로나 이후 정상화는 문제의 해결이 아닌 새로운 문제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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