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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지 않아도 존경받는 대통령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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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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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1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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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한민국 4.0 Ⅲ] 대통령<1>-①

세종시 어진동 대통령기록관의 대통령 집무실 모형. 사진=뉴스1
세종시 어진동 대통령기록관의 대통령 집무실 모형. 사진=뉴스1
한국 정치는 대통령의 역사다. 확실한 권력의 정점이 국회를 주도하고 국가를 이끌었다. 산업화 공로도 민주화 성과도 대통령과 뗄 수 없다. 일사불란한 지도력이 극대화한 효율성은 현재 삶의 토대가 됐다.

대통령은 존엄하지만 존경받기 어려웠다. 역대 대통령들은 사실상 강제로 물러나거나 본인 혹은 자식이 구속되는 등 불행한 일을 겪었다. 집중되는 권한과 기대만큼 부작용과 실망이 커지는 도돌이표가 계속됐다.



"한 진영의 권력 독점, 더욱 갈등 심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반복되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번의 선거로 당선되면 인사, 예산, 법령 등 때로 법률상 다른 국가기관에 속한 권한까지 휘둘러온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대통령제가 제로섬 게임이 되면서 모든 경쟁이 대선에 집중되고 조금만 잘못하면 기대가 바로 실망으로 바뀌는 불행한 사이클이 반복된다"며 "당장은 정치세력 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서 어렵다면 차차기 적용에 합의하더라도 권한 분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점하는 권력은 다른 의견에 귀를 닫게 만든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현재 한국 사회는 굉장히 다원화됐다"며 "따라서 한 사람이나 한 진영의 권력 독임과 독점으로는 더욱 갈등과 대결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지 못하면 국정운영에 전문성보다는 정파성이 실린다. 대통령을 세운 진영의 신념이나 이익을 좇는 선동 정치의 위험성이 커진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내가 하면 다를 것이다'는 아전인수를 정권들마다 한다"며 "결국 문제가 도처에서 터지고 다음 정권은 또 칼을 휘두른다"고 말했다.



갈지(之)자 막을 '여야 공동아젠다' 구축 필요


소통하지 않는 정도를 넘어 이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일도 다반사다. 공익적 차원에서 전문가들의 판단을 종합해 국가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 자체가 흔들리는 일이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이미 시행된 정책과 제도의 연속성을 큰 틀에서 유지하는 것은 경제, 사회 활동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적인 미래설계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전경/사진=뉴스1
청와대 전경/사진=뉴스1
국민들 역시 이를 대통령 업무 수행에 핵심 요건으로 본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11~12일 동안 전국의 성인남녀 13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서 ±2.7%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대통령의 성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복수응답)을 묻자 '정책을 잘 아는 전문가 활용'(68.7%)과 '국민, 야당과 적극적 소통'(56.4%)을 꼽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북한, 주변국 등과 외교'(31.8%), '측근 및 자기사람 관리'(14.9%) 등의 답변과 차이가 컸다.

전문가를 존중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다져야 정권 교체에 따른 갈지(之)자 횡보를 막을 수 있다. 대북정책이나 기간산업, 노동 이슈 등 적어도 중요한 국가적 사항에 관해서는 여야가 공동 아젠다를 구축하고 최대공약수의 합의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문제인 만큼 해결은 쉽지 않다. 누구나 지적했지만 누구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낡은 정치를 바꾸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이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다. 여야 모두를 긴장시킨 초유의 30대 당 대표 탄생은 한 단면일 뿐이다.

신진욱 교수는 대통령의 권한 나눔, 여야 공동 아젠다 설정과 관련해 "이 문제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가진 새로운 세대의 여야 정치 엘리트가 새로운 주류로 들어서는 것으로 가장 확실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적 요구에 맞춰 변하지 않는 정치세력에게 미래는 없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32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100%'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율은 12.1%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7%p(포인트)다. 2021년 5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 셀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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