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철우 지사 "소상공인 코로나로 주저앉지 않게 손 잡아줘야”

22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미래를 향해 전진하려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1.6.22 /뉴스1 © News1 김대벽 기자

(안동=뉴스1) 김대벽 구대선 기자 = 이철우 경북지사는 “농어촌 현장을 돌아보며 코로나19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했다”며“이들이 주저앉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어서도록 도와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민선7기 후반기 주요 경북 도정에 대해 비전과 전략을 밝혔다.

-‘새바람 행복버스’를 타고 매주 경북 도내 현장을 찾아가고 있는데, 농민과 어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코로나 시국에서 현장에서 어떤 요구가 많았나?


▶한미디로 생존의 절벽끝에 서있는 분들이 많다. 곳곳에서 코로나보다는 굶어서 죽겠다는 하소연들이 쏟아진다. 이들의 손을 잡아드려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현장을 찾아간다.

-주로 어떤 현장을 찾아다니나?

▶종전처럼 방문장소가 군청이나 시청이 아니고, 공설시장, 버스터미널, 항구에 있는 어망보관 창고의 화재현장, 청년들의 창업현장 등을 찾아간다. 지난 3월3일 영천을 시작으로 벌써 경북지역 23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5곳을 돌았다. 현장을 방문할 때는 경북도 실국장, 예산담당관 등 10여명이 함께 버스를 타고 간다.


-현장에서 쏟아지는 민원을 주로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나?

▶즉석에서 민원을 듣고 예산이 많이 들어가거나 제도개선, 법규개정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절차를 밟아 나가지만, 현장에서 곧바로 처리하는 민원도 적지 않다. 울진에서는 후포항 화재현장을 찾아 즉석에서 3억원을 지원했고, 영천에서는 소상공인 육성자금 규모가 적다는 건의를 받고 현장에서 지원한도를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경북이 전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로 인한 사적모임 완화 조치를 내렸다.

▶그렇다. 지난 4월26일 경북지역 인구 10만명 이하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 12곳에서 거리두기 개편안을 전국 최초로 시범실시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이 지역에서는 소상공인들의 영업시간 제한을 풀고 5인이상 모임 금지도 해제했다.

-성과가 있었나?
▶이 조치로 군단위 지역에서 소상공인들의 매출액이 10%이상 늘었다. 특히 울릉, 청송, 영양 등에서 매출액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거리두기 개편안이 적용되는 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는 현재 17곳으로 늘어났다.

-당시 사적모임 완화조치로 코로나19가 확산될까봐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여러 곳에서 그런 우려가 많았다. 당시 총리께서도 코로나 확산을 걱정했다. 고사 직전에 놓인 식당에 돈 100만원을 줘봐야 아무 소용없다. 차라리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싸우고 하면서 관철했다. 결과적으로 이 조치가 효과를 거두면서 경남, 전남, 강원 등지에서도 한달 뒤 따라와 거리두기 개편안을 도입하고 각종 금지규정을 완화했다.

-7월1일 부터 전국적으로 규제가 풀리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나?

▶긍정적으로 본다. 특히 소비가 많이 늘어나는 7∼8월 휴가철과 맞물려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소비세가 회복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하지만 주 52시간을 지켜야 하는 중소기업의 회복세는 더딜 것 같아 걱정스럽다.

-경북지역에서 인구감소가 심각하지 않나?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경북은 매우 심각하다. 23개 시군중 19곳이 소멸위기에 놓였고 7곳은 소멸 고위험지역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한 뾰족한 방안이 있나?

▶군위와 함께 소멸위기 전국 1, 2위를 다투는 의성에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했다. 의성에서는 한햇동안 인구 700여명씩 줄어든다. 이곳에 스마트팜을 만들고 문화시설 주거시설을 갖춰 2년여만에 청년 100여명이 찾아오는 자그마한 성과를 거두기도했다.

-의성의 성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면 되지 않나?

▶의성에서 미미하지만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게 다행이다. 하지만 이는 언발에 오줌누기이다.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조치, 즉 판을 바꿀 수 있는 개혁이 없으면 인구감소를 피할 수 없다.

-판을 바꾸는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나? 소개해달라.

▶먼저 국세와 지방세 배분을 획기적으로 변경해야 하고, 정부가 지방에 주는 교부세를 현재 사업공모 방식에서 인구와 면적 등을 감안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현행 재정지원으로는 선출직 도지사가 과거 임명직 도지사보다 힘이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1981년 경북도에서 분리된 대구시가 40년만에 다시 통합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시도통합이 추진됐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박하다. 행정통합을 이뤄내지 못하면 지방이 살아남지 못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시도통합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은 찬반여론이 엇비슷하다. 대구시와 안동 등 경북북부지역에서 반대가 적지않다. 행정통합이 꼭 필요하나?

▶반드시 필요하다. 4차산업시대는 문화예술, 의료 등 시설을 갖추고 인구가 몇백만명이 되는 도시가 필요하다. 경북에는 인구 몇백만의 도시가 없다. 그래서 인구 200만명이 넘는 대구와 통합이 절실하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한 뒤 교통망을 갖추면 경북도민들이 불편하지 않다. 청송에 산부인과가 없어 불편해할 것이 아니라 대구에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교통망을 만들고 대구의 병원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나.

-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하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나?

▶우리나라는 수도권이 비대해지면서 많은 문제가 불거진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지고, 청년들이 떠나고, 인구가 감소하고 대학이 문을 닫는다.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84개, 양질의 일자리 80%, 상위 20대 대학중 12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방의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제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 인구 500만명이 넘는 대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수도권에 맞서는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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