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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발언' 갈등 폭발…이재명·이낙연, 결코 물러설 수없는 '호남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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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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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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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달 4일 충북 청주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 이재명, 이낙연 예비후보가 면접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달 4일 충북 청주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 이재명, 이낙연 예비후보가 면접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을 두고 격한 공방을 벌인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잇달아 전면 등판하면서 캠프 간 신경전이 후보 당사자 간 설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끝장 승부'의 배경에는 '호남 쟁탈전'이 자리한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80여만명 중 30여만명에 달하는 '호남 표심'을 겨냥한다. '국민 선거인단'에 참여하는 호남 지역의 일반 국민과 호남 출신 수도권 거주자까지 포함하면 그 영향력은 배가 된다. 일반 국민과 권리당원 구분 없이 '1인 1표'로 계산하는 민주당 본경선에서 호남을 두고 혈투가 벌어지는 이유다.



이재명, '녹취록' 앞세워 역공세…"진실은 오직 하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백제 발언'과 관련 녹취록과 음성파일을 공개하면서 이낙연 캠프가 가짜뉴스로 '원팀' 정신을 훼손하고 지역주의를 조장한다고 역공세를 펼쳤다.

이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저는 실력, 신뢰, 청렴을 인정받아 전국적 확장력을 가진 제가 민주당 후보로서 본선경쟁력이 크다는 말씀을 드렸을 뿐 이 후보님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역주의 조장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인터뷰 기사에도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은 오직 하나"라고 적었다.

이 지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지사는 한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당대표 출마하시면서 (경기도에) 오실 때 제가 진심으로 꼭 잘 준비하셔서 대선 이기시면 좋겠다, 이 말씀 드렸다"며 "그 말씀을 드렸던 이유는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당시에 이 대표가 전국에 매우 골고루 지지를 받고 계셔서 이 분이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이긴다면 이건 역사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 이분이 이기는 게 더 낫다, 실제로 그렇게 판단했다. 진심으로 잘 돼서 이기시면 좋겠다, 그 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그 이후로 지지율이 많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우리가 이기는 게 중요한 상황이 됐고 진짜 현실적으로 이길 카드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이다. 전국에서 골고루 득표받을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캠프 '중진들' 가세…"이낙연 캠프, 망국적 지역주의 꺼내들다니"



다른 후보들의 본선 확장력이 약한 것에 대해 묻자 이 지사는 "제가 다른 후보에 대해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각자 장단점이 있는데 결국 국민들이 이제 판단하실 것이라고 보고 실제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의 '열린 캠프' 중진들도 가세했다. 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4선·서울 노원을)과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의원(3선·서울 중랑을), 수석대변인 박찬대 의원(재선·인천 연수갑)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캠프에 사과를 요구했다.

우 의원 등은 "이재명 후보의 인터뷰 발언 어디에도 '호남 후보라는 약점이 많은 이낙연 후보'라는 말이 전혀 없다. 이낙연 캠프가 '지역주의 프레임'이란 한국정치의 괴물을 다시 불러내 덮어씌우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훼손하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이낙연 캠프가 꺼내들어 지지율 반전을 노리다니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 대선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후보 측에 사실 왜곡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 대선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후보 측에 사실 왜곡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직접 '등판' 공세 고삐 "이재명, 중대한 실언"



이낙연 전 대표도 직접 등판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밤 자신의 SNS에 "지역구도에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미래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의 후보께서 한반도 5000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으셨다"며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지역구도 타파에 앞장섰던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면서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그 투쟁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시도도, 발상도 민주당과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서는 안 된다"며 "진정으로 '확장'을 원한다면 낡은 지역대립 구도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데믹, 양극화, 기후위기, 에너지전환 등 새로운 과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국가의 미래 비전을 당당하게 제시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동체를 재건해나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호남이 군사정권에게 지독한 차별을 당했음에도 고립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감정을 넘어 '민주주의'라는 보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달 15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의회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달 15일 오후 전남 무안군 전남도의회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맹공' 이낙연 캠프 "이재명, 하고 싶은 말 결국 이것이었나"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하자는 메시지도 냈다. 이 전 대표는 "국가의 미래비전을 당당하게 제시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동체를 재건해나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집권여당의 후보들답게 민주당 경선부터 변화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필연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 지사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민주당이 이기는 게 중요한데 호남 후보라는 약점이 많은 이낙연 후보는 안된다. 확장력이 있는 내가 후보가 되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이것이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며 국민화합에 힘쓸 때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약점은 호남', '호남 불가론'을 내세우는 것인가"라고 했다.


당시 배재정 국무총리비서실장이 2018년 8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당시 배재정 국무총리비서실장이 2018년 8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결코 놓칠 수 없는 '호남'…권리당원만 30여만명



양 캠프 간 격한 공방의 배경에는 호남 지지층의 영향력이 자리한다. 정치권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전북의 민주당 권리당원 규모는 30만여명으로 전체 80만여명 중 30%대 후반 수준이다.

민주당은 본경선에서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국민 선거인단'과 권리당원 등을 대상으로 지역 순회 투표와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각 투표 결과를 '1인 1표'로 합산해 산출한다.

본경선에서 호남 지역에만 '30만여표'가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 권리당원과 국민 선거인단까지 합하면 영향력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열린캠프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몰린 호남 민심이 본선 경쟁력이 강한 이 지사를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필연캠프는 전남 영광 출신이자 전남도지사직을 수행했던 이 전 대표에 호남 민심이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이달 19~21일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 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p, 전화면접조사 방식,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이 지사는 27%를 기록하며 이 전 대표(14%)를 크게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광주·전라 거주자 중 33%는 이 지사가, 31%는 이 전 대표가 적합하다고 답하는 등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 캠프가 '백제 발언' 공방에서 호남을 향한 메시지를 잊지 않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필연캠프의 배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재명 지사가 주말, 호남을 찾는다고 알고 있다. 정작 호남에서는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열린캠프의 우 의원 등도 2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 특히 호남 지역민께 부탁드린다"며 "인터뷰 기사, 인터뷰 녹취록, 인터뷰 녹음파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시고 이재명 후보가 지역주의 조장 발언을 했는지 이낙연 캠프가 사실 왜곡으로 망국적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 7월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 7월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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