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망언' 日 공사…'면책특권'인정돼 종결될 듯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지난달 1일 오후 일본이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기한 것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두고 '마스터베이션'(자위) 이라고 표현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에 대해 경찰이 "절차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마 공사는 최근 일본 정부로부터 귀국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소마 공사를 고발한 시민단체 측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니 귀국을 부랴부랴 귀국을 명령했다"며 "일본의 공식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절차대로 수사 진행"…시민단체 "공식 사과 받아야"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배·공공범죄수사대는 한 시민단체가 소마 공사를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달 배당받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면책특권 행사 여부나 구체적인 수사 진행 상황은 함구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소마 공사에 대한) 경찰 수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면책특권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쳐가면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면 외교부 확인 등으로 대응하겠지만 (면책특권 행사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마 공사는 지난달 15일 국내 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마스터베이션(자위)'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참석 상황 논의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막말'이 나오면서 한일관계까지 얼어붙었다. 당시 추진 중이던 정상회담도 무산됐다. 일본 정부는 최근 소마 공사에게 귀국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마 공사를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신승목 적폐청산국민연대 대표는 전날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경찰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소마 공사가 귀국하기 전 정부가 먼저 강제 추방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공식 사과도 없이 '유감'이라는 말로 소극적인 대처를 하다가 경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자 귀국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아…벨기에 대사 부인도 '공소권없음' 종결

/사진=뉴시스

시민단체 고발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번 사건이 재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대사와 공사 등 외교관과 그 가족들은 공무와 사적 업무와 관계없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면책특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국에서 면책특권을 포기한다면 형사 처벌이 가능해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범죄 혐의가 인정돼도 기소 자체가 안된다. 지난 4월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의류 매장에서 한국인 직원을 폭행해 입건됐던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다.

대사 부인은 경찰 조사를 받긴 했지만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아 처벌받지는 않았다. 사건은 결국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고 피터 레스쿠이에 대사는 지난달 부인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번 소마 공사 사건도 마찬가지로 공소권없음으로 수사가 마무리 되고 소마 공사가 일본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