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만명씩 붙는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수 제한한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31일 서울 노원구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열린 제31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엔 34만3076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응시생이 몰렸다. 2020.10.31/뉴스1

매년 합격자 2만명씩을 배출하는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 문턱이 높아진다. 합격 기준만 충족하면 됐던 기존과 달리 앞으로는 정부가 매년 적정 선발 예정 인원을 예고한다. 이외에 공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매물 확인설명서를 구체화 하도록 하는 등 중개서비스의 품질과 산업경쟁력 전반이 개선될 전망이다.

공인중개사 매년 선발 예정 인원 발표…총점 높은 순으로 합격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오는 17일 열리는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를 앞두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중개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이에 상응하는 중개보수 체계를 수립하는 게 골자다.


중개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자격자 관리를 강화한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현재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을 받고 평균 60점만 넘으면 무조건 합격할 수 있다. 매년 신규 공인중개사가 약 2만명씩 배출되면서 공인 자격 취득자와 중개사무소는 포화 상태다.

정부는 이번 안에서 시장 수급, 부동산 경기 등을 고려해 매년 적정 선발 예정 인원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발예정인원은 공인중개사 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 위원회는 국토부 1차관과 국토부 공무원, 공인중개사협회, 학계, 소비자단체, 부동산금융전문가 등 위원 7~11명으로 구성된다. 선발예정인원을 공고한 경우에는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인 자 가운데 전과목 총점이 높은 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중개보조원의 관리도 강화된다. 중개보조원의 수를 중개사 수에 비례하거 지정하거나 중개사의 수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또 중개보조원의 불법거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중개보조원의 중개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 조항을 신설한다.

서비스 전문성 제고를 위해 주거용, 상업용, 토지 등 중개전문가의 전문분야별 자격 인증제를 도입하고 필수교과, 선택교과 제도 등을 통해 현행 교육을 강화한다. 교육기관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협회 협회 교육 기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개산업이 종합서비스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법정 최소 자본금 확대, 업역 제한 완화 등 법인 설립 규정을 낮추고 소상공인 지원 업종으로 개선해 협동조합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공제금액 상향 검토…매물 확인설명서도 구체화
중개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실효성 낮은 공제제도도 개선한다. 현재 공제금 지급은 청구건수 대비 저조하고 청구권 소멸 시효도 2년으로 민법상 시효(3년)보다 짧다. 중개사 책임 입증이 곤란하고 공제금 지급 절차가 복잡한 문제도 있다. 중개사 연간 책임 보상 한도도 개인 1억원, 중개법인 2억원 등으로 부동산 거래 금액 대비 매우 낮은 실정이다.

우선 소멸시효를 3년으로 연장하고 거래 등록 시 공제수수료를 부과, 공제회를 운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공제 상품 다양화 안도 마련했다. △기초보장+선택보장으로 이원화 △중개건별 보장 통한 총 보상한도 폐지 △공제금액 상향 등이다.

공제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부동산 중개 공제조합(가칭)과 분쟁조정기구 등 공제 관련 기구를 설치하는 안도 검토한다. 손해 발생 입증 요건 완화도 논의한다.

부동산중개정보포털 구축 개념도

확인설명서를 구체화 해 주택 성능과 권리관계 확인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현재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고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중개사전문성도 미흡한 상태다.

정부는 확인설명서를 구체화 하고 임대 매물의 경우 보관기간을 현행 3년에서 주택임대 4년, 상가임대 10년으로 확대해 분쟁 발생 시 실효성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주택 성능과 품질확인 업무를 전문화 하기 위해 주택성능감독관 제도(신규 자격제)를 도입하는 안도 검토한다.

이밖에 부동산 중개정보 포털을 구축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중개사의 거래��수, 거래금액, 주거래물건 등의 정보 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금 지급, 신청내역 을 통한 사고율 정보 등을 담은 통합 DB를 구축해 대국민 실시간 정보제공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17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온라인 토론회에는 협회 학계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참여한다. 중개보수를 포함해 중개서비스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유튜브에서 '국토연구원' 검색하면 실시간 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국토부는 "토론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토대로 국민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조속한 싱리 내에 개선방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