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상사가 3년간 성추행·성폭행·협박"…한 공무원의 호소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부산의 한 여성 공무원이 50대 남성 상사로부터 수년간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9일 성명을 내고 부산시와 남구청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2차 가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남구청 공무원 A씨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3년간 상사인 B씨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 협박 등 피해를 입었다.

B씨의 성추행은 부임 첫날부터 시작됐다. 회식을 마치고 귀가 중인 택시 안에서 추행을 시작으로 A씨가 만취했을 때는 성폭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인적이 드문 외진 곳으로 데려가 성범죄를 저지른 후 "거부하면 공무원을 못 하게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는 협박도 일삼았다.

이에 A씨는 지난해 8월 B씨의 부인인 C씨(남구청 직원)를 찾아가 B씨의 만행을 알렸다. 하지만 C씨는 A씨 집을 찾아가 불륜이라고 망신을 주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

결국 A씨는 지난 4월 경찰에 직장 내 성폭행 등 혐의로 B씨를 고소했고 타 시도로 전출을 갔다. 하지만 B씨의 괴롭힘은 그치지 않았고 지난 5월 여성가족부와 부산시, 남구청에 고충 민원도 제기했다.

공무원노조 성평등위원회는 지난달 진상조사를 위해 B씨에게 해명 자료를 요청했지만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남구청은 B씨를 직위해제만 했을 뿐 진상조사와 2차 가해 등 재발 방지 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이번 사건은 공직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비위 문제와 이를 묵인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구는 성범죄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해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제기한 혐의 10건 중 특수폭행 혐의 1건만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이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