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된장, 세계 시장 '정조준'...'장마을'이 해냈다

장마을 박민규 대표./사진=장마을 제공

"우리 식탁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전통장을 살리자고 시작했지만, 이젠 해외 진출을 통해 세계에 우리나라의 전통장을 알린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20여년 전통장 생산에 힘을 쏟은 박민규 대표. 그는 1998년 장류 업계 진출 후 2001년 경남 밀양시로 오면서 상호를 '장마을'로 바꾸고 전통장 생산을 본격화했다.


이 때 밀양시 초동면 신호리에 대지 300평, 건평 200평의 전통장 제조공장을 매입하고, 2004년에는 농장을 조성해 직접 콩까지 재배하기 시작했다. 대지 300평, 건평 80평 규모의 매주 공장도 준공했다. 말 그대로 건강한 한국 고유의 장 만들기에 인생을 건 것이다.

이런 노력 끝에 면역력 증강, 노폐물 제거에 효과가 좋은 상황버섯을 첨가한 상황버섯 청국장을 개발해 2006년 특허도 땄다.

장마을의 대표 제품인 된장은 밀양의 맑고 깨끗한 물과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선조들이 해왔던 재래 방식인 무색소 무방부제로 만든다.


장마을의 청국장도 제품으로 선보일 때까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견뎌야 한다. 좋은 콩을 선별해 18시간 이상 물에 담궈 충분히 불리고, 8시간 이상 푹 삶아진다. 이후 온도 45도, 습도 80%를 유지하는 상태서 24시간 이상 발효하는 과정이 끝나면 충분한 바실러스균이 포함된 청국장이 탄생한다. 이 청국장은 위생적인 방법으로 건조돼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장마을 공장 주변을 가득 메운 장독대./사진=장마을 제공

그러나 박 대표의 고민은 이런 좋은 장 만들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건강에 좋은 우리 전통장을 해외에 알리고 싶었다. 마침 세계에 퍼져 있는 교포들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장을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결심에 이른다.

이 결심에 힘을 실어준 것이 가업을 잇는 아들인 박정결 팀장이다. 박 팀장은 아버지인 박 대표의 가업을 잇기로 마음 먹고 10년전 장마을에 합류했다.

박 팀장은 먼저 장에 익숙하지 않는 외국인들에게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현지화한 전통장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2018년 미국 LA, 시카고, 뉴욕, 워싱턴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네델란드와 독일까지 진출해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박 팀장은 "우리나라 장이 아무래도 외국 사람들에게 익숙치 않다보니 동일한 제품으로 접근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며 "전통장을 현지인 입맛에 맛게 다양한 소스로 만들어 이미 세계 시장에 수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통장의 단골 고객은 50대 이상, 주 거래처는 전통시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시장의 문도 두드렸다. 다양한 세대에게 우리 전통장의 맛과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실현시킨 것이다.

현재 장마을의 전통장 제품들은 아마존, 네이버쇼핑 등을 비롯한 온라인쇼핑몰과 e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전통장의 맛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대식 제조방식과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통장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차근차근 현실화시켜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런 혁신적인 노력으로 장마을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백년 소공인'에 선정됐다.

백년소공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제조환경 속에서 장인 정신을 가지고 15년 이상 이어오는 소공인 중 숙련된 기술과 성장 역량을 갖춘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된다. 박 대표와 그 뒤를 잇는 박 팀장의 전통장에 대한 집념이 '백년 소공인' 선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