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닌자' 윤석열"…국민의힘 토론서 '공약 베끼기' 난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 2차 방송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원희룡, 유승민 후보/사진=뉴시스

국민의힘 토론회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같은당 경선주자들로부터 '공약 베끼기'를 두고 집중 포화를 받았다. 윤 전 총장의 공약들이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베낀 결과라는 것이다.

23일 서울 강서구 ASSA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2차 방송토론회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은 윤 전 총장이 내세운 공약들을 정조준해 표절된 것이라 비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해당 공약들은 자신과 자문그룹 등이 고민한 결과라고 맞받아쳤다.


먼저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부동산 정책을 언급하며 "정세균, 이낙연, 유승민 후보 공약을 짬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안보공약도 보면 국익 우선주의라는 얘기도 하던데 그건 내가 한 얘기"라며 "자기 고유의 생각으로 한 공약이 아니고 참모들이 만들어 준 공약을 발표하니 자꾸 문제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그런 말들을 누군가 못쓰겠나. 뭐가 문젠가. 국익 우선이라는 말에 특허가 있나"라며 맞받아쳤다.

원 전 지사는 아예 윤 전 총장을 두고 '카피(복제) 닌자'라고 칭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소상공인 공약은 제 공약을 갖다 썼다. 정책을 갖다 쓰는 건 좋은데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에 빗대 '카피 닌자'란 별명이 붙은 건 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여러 후보 공약을 갖다 쓸 수 있다"며 "공약엔 현실에 대한 심각한 인식, 수많은 현실 문제에 대한 토론이 묻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이 말과 아이디어만 내놓으면 현실에 부딪혔을 때 힘이 발휘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공약은 '표절'이라며 날선 비판을 했다. 윤 전 총장은 토론회에 앞서 전날 군필자가 부동산 청약시 5점 가점을 주는 내용을 담은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유 전 의원이 발표한 '한국형 제대군인원호법' 도입 공약 내용과 같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의무복무를 다녀온 병사들에게 주택청약에 가점을 주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제 공약과 똑같다"며 "가점 5점 등 숫자까지 똑같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베낀 게 아니고 전문가 그룹에 있는 분들이 군을 제대한 청년을 상대로 인터뷰해 (자료 등을) 모은 것"이라며 "100여가지에 가까운 것 중에 하나를 갖고 공약을 베꼈다고 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