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7조원 전망…"본격 상승 시기는 아냐"-하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의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하이투자증권은 27일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에 대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으로 17조원을 전망한다면서도 아직 주가 본격 상승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9만2000원을 유지했다. 24일 종가는 7만7300원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반도체와 IM(모바일) 부문의 실적 개선에 따라 17조원으로 당사 기존 전망치(16조4000억원) 및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40원 가량 상승할 전망이므로 여타 통화의 변동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원-달러 환율 상승의 긍정적 영향은 1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연구원은 "주가 급락 후 최근 외국인 순매수 및 주가 안정을 나타내는 것은 타 섹터 대비 반도체 주가가 선조정을 받은 것으로 판단한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 자금의 유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순유입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 여부는 전반적인
매크로 경기 환경 및 주식 시장 전망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주가 상승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언택트 수요 둔화에 따른 IT 세트 출하 부진, 메모리 반도체 CAPEX(설비투자) 상향 조정,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배수의 추세적 하락 등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향후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해 아직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간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의 선행 및 동행 지표로 강조해온 글로벌 유동성 전년대비 증감률 및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상대 강도 역시 올해 3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 내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의 상승 전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밸류에이션 상승 전환 예상 시기는 내년 1분기 중순 이후다. 하이투자증권은 지금보다는 반도체주 매수에 나서기보다 당분간 관련 요인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것을 권했다.

송 연구원은 "내년 2분기 또는 3분기 반도체 가격 상승 전환을 기대하며 지금 당장 반도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것보다는 당분간 업황 리스크 요인과 밸류에이션 배수 관련 지표를 좀 더 체크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권했다.

변수는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M&A(인수합병) 관련 성과 여부다. 송 연구원은 "시스템 LSI 부문의 뚜렷한 성과나 의미 있는 M&A 가 발표된다면 매크로 경기 둔화 및 메모리 반도체 하락에 따른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자체 경쟁력 강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배수 유지 또는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테슬라의 HW 4.0 칩을 수주할 것이라는 뉴스는 단기 실적에서는 큰 의미가 없으나 장기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이전 버전 칩을 생산 중인 데다 내년 수주액이 수천억원 단위에 머물 전망이므로 이번 수주가 단기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도 "테슬라와의 협력 관계가 강화되고 타 고객들에 대한 확보가 이어진다면 주가는 시장이나 경쟁사 대비 뚜렷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