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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담배 피우지 마요"…로봇경찰이 다가와 경고했다 [dot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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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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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1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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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점(dot)'처럼 작더라도 의미 있는 나라밖 소식에 '돋보기'를 대봅니다
싱가포르 로봇 경찰 '자비에'(Xavier)가 금연 구역에서의 불법 흡연을 단속하고 있다./사진=AFP통신
싱가포르 로봇 경찰 '자비에'(Xavier)가 금연 구역에서의 불법 흡연을 단속하고 있다./사진=AFP통신
#삼삼오오 체스 경기를 보는 노인들 앞에 바퀴가 달린 한 로봇이 다가온다. 로봇은 노인들에게 "1미터 거리를 유지하십시오", "5명씩 모일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한다. 다른 곳에서는 흡연을 하는 남성에게 로봇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라고 지적한다.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이야기다.

15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싱가포르는 지난달 5일부터 3주 동안 '자비에'(Xavier)라는 이름의 로봇 경찰 2대를 시범 운영했다. 이제 몇 달 안에 싱가포르 곳곳에는 자비에가 정식 보급될 예정이다. 거의 사람의 키와 맞먹는 높이로 7대의 카메라가 달린 자비에는 길거리를 순찰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적 행동"을 단속하도록 설계됐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불법 흡연, 불법 자전거 주차 등이다.

싱가포르 로봇 경찰 '자비에'(Xavier)가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을 단속 중이다./사진=AFP통신
싱가포르 로봇 경찰 '자비에'(Xavier)가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을 단속 중이다./사진=AFP통신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좋은 국가로 잘 알려져있다. 인구 590만명가량인 이 나라에는 약 9만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 2030년까지 2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파 속에서 범죄자를 식별하는 안면 인식 기술을 내장한 스마트 가로등 설치도 고려 중이다.

싱가포르가 자비에를 도입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더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다. 한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가 위험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만약 로봇 경찰이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움직이는 CCTV와 비슷한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로봇 경찰은 싱가포르에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 하와이주에는 '스팟'(Spot)이라는 이름의 로봇 경찰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스팟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4족 보행하고 계단을 다닐 수 있다. 카메라와 조명 등 장착도 가능하다. 하와이주에서는 주로 노숙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와이는 이를 활용해 체온이 높은 노숙자를 찾아 격리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미국 뉴욕주 경찰도 '디지독'(Digidog)이라는 이름의 로봇 경찰을 잠시 둔 적이 있다. 스팟과 똑같은 종류인데 색깔만 파란색으로 다르다. 디지독은 무장한 범죄자가 안에 숨어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총기 난사 현장 등에 배치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 2월 브롱크스에서 디지독이 인질극에 출동한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진 뒤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현재는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미국 뉴욕주 로봇 경찰 '디지독'(Digidog)의 활동 당시 모습. 지금은 사용이 중단됐다./사진=트위터 캡처
미국 뉴욕주 로봇 경찰 '디지독'(Digidog)의 활동 당시 모습. 지금은 사용이 중단됐다./사진=트위터 캡처


'살인 무기' 로보캅 현실화되나


각국 경찰당국은 로봇 경찰이 "(움직이는) 카메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비판 여론 또한 만만찮다.

우선 사생활 침해가 이유로 거론된다. 디지털 권리 운동가 이이팅은 AFP통신와의 인터뷰에서 로봇 경찰이 싱가포르 국민에 대한 감시를 의미한다며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보다는 로봇 경찰이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아무도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이 상황이 더 디스토피아적"이라고 덧붙였다. 한 싱가포르 국민은 AFP통신에 "로보캅을 떠올리게 한다"고 거부감을 보였다.

미국 하와이주 로봇 경찰 '스팟'(Spot)./사진=미국 로봇 기술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하와이주 로봇 경찰 '스팟'(Spot)./사진=미국 로봇 기술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홈페이지 캡처
무엇보다 로봇 경찰이 "무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드론이 이미 무기로 사용되는 것처럼 말이다.

2016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폭발물이 달린 로봇 경찰이 경찰 5명을 죽인 범죄자를 살해하는 데 쓰이면서 윤리적 논란이 크게 일었다. 김종욱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하와이주 지부 법률 이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경찰이 경찰당국의 군국주의를 강화하고, (경찰당국에 의해) 용납될 수 없는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이 스탠리 ACLU 수석 정책 분석가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경찰당국은 자신들이 봉사해야 할 지역사회에 (의견을) 묻기는커녕 미리 말하지조차 않은 채 감시 등과 관련한 신기술을 채택하고 있다"며 "개방성과 투명성을 먼저 갖추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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