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3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영업 위축이 불가피해 표정이 밝지는 않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4.5% 증가한 5387억원으로 나타났다. 할부금융, 리스 등 신사업의 견고한 성장과 더불어 디지털화로 비용 절감을 한 덕분이다. 신한카드는 3분기 누적 영업수익 3조3090억원 가운데 할부금융, 리스 사업 등 신사업 비중이 지난해 24.4%에서 5.5%포인트 상승한 29.9%였다. 다양한 업무와 거래를 디지털로 전환해 이전보다 비용을 408억원 절감한 것이 실적이 개선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2% 늘어났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이 3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46.6% 증가했다. 국민카드는 카드론과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신용손실 충당금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도 누적 순이익 199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3.9%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누적 순이익도 17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6% 늘었다.

이처럼 코로나(COVID-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이어 왔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먼저 카드 수수료 재산정을 통해 수수료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3년마다 카드 수수료 재산정을 하는데 카드사가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을 만들어냈지만 이는 오히려 수수료 인하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새로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사업도 내년부터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내년 1월부터는 2금융권도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행 60%에서 50%를 적용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적자를 카드론 사업 등으로 만회했는데 영업 환경이 어려워져 이전보다 수익을 내기가 더욱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드 수수료 재산정에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내년은 수익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