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판사 탄핵심판 '각하'된 이유 "판사 그만뒀다…파면 못해"

임성근

헌법재판소가 28일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국회 탄핵소추의결 이후 헌재 탄핵심판 중 임기만료로 퇴직했기 때문에 '파면'을 할 수 없다는 게 각하 사유다. 임 전 부장판사 측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인 셈이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연 선고기일에서 국회의 탄핵소추로 헌정 사상 최초로 진행된 법관탄핵심판사건을 각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 재판관 5명이 각하 의견이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이 각하 의견을 냈다.

심판절차 자체를 할 필요없이 종결해야한다는 문형배 재판관의 심판절차종료의견,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을 인정해 본안판단을 해서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헌법위반행위임을 확인한다는 유남석·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의 인용의견,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로 인한 법치주의 훼손을 확인하면서 탄핵심판의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한 김기영 재판관의 보충의견이 별도로 있었다.

'각하' 결정에 찬성하지 않고 '인용'의견을 낸 3명의 재판관들도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에 대해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돼 파면해야한다"고 평가하면서도 "임기만료로 퇴직해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고 했다. 사실상 현 헌재 제도하에선 임기가 끝난 임 전 부장판사를 '파면'할 수는 없단 점을 인정한 것이다.


임 전 부장판사는 Δ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세월호 7시간'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재판 개입 Δ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체포치상 사건 재판 개입 Δ프로야구선수 오승환·임창용 도박죄 약식사건 개입 등의 혐의로 여당이 추진한 탄핵소추로 헌재 심판에 넘겨졌다. 국회는 지난 2월 찬성 179표와 반대 102표로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헌재 탄핵심판과는 별개로 재판개입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사기소되기도 했다. 형사사건에선 1 ,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형사사건은 대법원에 상고된 상태다.

헌재에선 지난 3월부터 국회와 임 전 부장판사 양측은 준비기일을 거쳐 3차례 공개변론에서 맞붙었다.

이날 헌재 결정이 '임기만료로 파면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각하'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 헌재 심판 쟁점 중 하나가 이미 퇴직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해 헌재가 '파면 선고'를 할 수 있느냐였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임기 만료로 퇴직한 임 전 부장판사를 파면할 수 없으므로 헌재 심판의 이익이 없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국회는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해선 임기 만료와 무관하게 파면 선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임 전 부장판사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불법에 해당할 수준의 직권남용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이제 대법원에 맡겨졌다. 법관탄핵심판에 대해 '인용'의견을 낸 일부 재판관들이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중대한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했지만, 다수는 아니었다.

따라서 대법원이 1, 2심에 이어 직권남용혐의에 대해서 '무죄'로 최종 결정내릴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국회 측 탄핵 주장을 인용하지 않고 '각하' 결정을 내리자. 대법원에 상고된 임 전 부장판사의 직권남용혐의 형사사건도 무죄로 결론 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 김규동 이희준)는 이날 임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였던 2015년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을 받고 있으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1.8.12/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