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 팔까?"에 200만명 "OK"…머스크 진짜 팔면 주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 현금화할지를 묻는 설문조사에 과반이 매각하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머스크가 언제, 어떻게 주식을 매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머스크가 지난 6일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테슬라 지분 10% 팔까요'라는 내용의 트위터 설문을 실시한 결과 350여만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57.9%가 '찬성', 42.1%가 '반대'라고 답했다.


머스크는 이 설문을 미국 민주당이 추진 중인 부유세, 일명 '억만장자세' 도입에 대한 여론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시작했다. 민주당은 주식·채권 등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 대해서도 최소 20% 세율을 징수하겠다며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어느 회사에서도 현금으로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지 않고 있다"며 "주식만 갖고 있어서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주식을 팔지 않으면 소득세를 낼 돈이 없다고 피력한 것이다.

그는 이번 설문을 진행하면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는데 언제, 어떻게 지분을 매각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진행한 트위터 설문/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주가엔 큰 영향 없을 듯…"트위터 동전던지기 웬말" 비판도

일론 머스크는 최근 민주당이 추진 중인 억만장자세와 관련 "자신은 현금이 없어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율은 23%로 총 1억7050만주다. 이 중 10%를 매각할 경우 지난 5일 마감가(1222.09달러) 기준으로 약 210억달러(24조9000억원)를 현금화 할 수 있다.

머스크가 주식을 처분할 경우 매도물량이 급증하겠지만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머스크 보유 주식의 10%는 지난 3개월간 테슬라 주식 일일 평균 거래량의 80%에 달하는 물량이지만 한꺼번에 매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만약 일시에 팔더라도 5일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 1조2099억달러(1432조원)의 1.7% 수준이어서 시장에서 받아낼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자산운용사 웨드부시시큐리티스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주식 10%를 매각해도 테슬라 주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세금을 둘러싼 비판을 희석하고 머스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의 황당 설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경제학자인 게이브리얼 저크먼은 "억만장자들의 세금 납부가 트위터 여론조사로 결정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벤처투자자인 샤먼 팰리해피티야도 "트위터 사용자들의 동전 던지기에 수백억달러가 왔다갔다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은 이번 설문과 관계없이 억만장자세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세계 최고 부자가 세금을 낼지 말지는 트위터 설문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억만장자세 도입을 본격화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게이브리얼 저크먼 분석에 따르면 억만장자세가 도입될 경우 세계 최고 부장인 머스크는 법 시행 후 첫 5년간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으로 약 500억달러(59조원)을 내야 한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정부는 부자들에게서 돈을 빼앗아 다 써버리고는 당신들에게도 찾아갈 것"이라며 정부를 맹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