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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장영실'들 돕는 세종의 '율사'들 "스타트업 법률자문 5분 대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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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시호 기자
  •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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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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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 비즈][theL] 법무법인 세종 '판교 이노베이션 센터' 조중일·박규홍 파트너 변호사 인터뷰

법무법인 세종의 판교 이노베이션센터(분사무소)가 개소 5년차를 맞았다. 조중일 변호사(오른쪽)와 박규홍 변호사(왼쪽)/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법무법인 세종의 판교 이노베이션센터(분사무소)가 개소 5년차를 맞았다. 조중일 변호사(오른쪽)와 박규홍 변호사(왼쪽)/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판교 세종 분사무소도 스타트업처럼 일해야 스타트업들과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유수의 IT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이 들어선 판교테크노밸리 빌딩숲 사이,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IT를 뒷받침하기 위해 앞장서 상륙한 변호사들이 있다.

2018년 5월 문을 연 법무법인 세종의 판교 이노베이션센터(분사무소)가 개소 5년차를 맞았다. 처음부터 분사무소를 책임진 조중일 변호사와 2021년 11월 판교에 합류한 박규홍 변호사는 판교 이노베이션센터를 "기업의 사내벤처와 같은 실험성격이 있다"며 "스타트업 실무자들도 편하게 오실 수 있고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조 변호사는 국내외 주요 IT기업들의 투자와 주요 인수합병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회로개발 엔지니어 경험을 토대로 통신·방송분쟁과 '규제 샌드박스'를 비롯한 각종 정부규제 자문 등 ICT업계의 다양한 법률문제 해결을 맡아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변호사로서 판교에 와보니 어떤가.

박규홍 변호사(박)▶원래는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일했다. 생활 측면에서 판교는 공기가 더 자유로운 느낌이다. 옷을 이렇게 (캐주얼하게)입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웃음). 본사에 있을 때는 대기업 관련 업무가 많았는데, 판교에 오니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 의뢰인도 만나기 편하고 가까이 지낼 수 있게 되어 서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점이 많이 다른가?

조중일 변호사(조)▶조금 전 오후 3시쯤에도 의뢰인이 전화해서 "사무실에 계시죠? 지금 갈게요"라고 연락해왔다(웃음). 급한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서 광화문을 간다고 하면 지금부터 1시간20분 정도 잡아야 한다. 끝나고 돌아오는 것도 더 걸릴 것이다.

박▶코로나 이후 비대면 업무도구가 많이 발전하고 업무체계도 많이 자리잡았다고 해도 실제 대면회의가 가지는 효율성,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 때 나오는 시너지도 분명히 있다. 대형 로펌이 판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공간적인 밀접함'이라고 본다. 거리가 밀접하니 의뢰인과 가까이 있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판교에 처음 자리를 잡은 2018년 이후 업무동향은?

조▶새로운 분야들에 대한 일이 많아졌다. 예를 들면 코인(가상화폐)이 최근 화제였지 않았나.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판교는 새로운 기업이 생기고 성장해나가는 가장 뜨거운 지역인데. 로펌 입장에서는 우리를 전방에 전진배치 시킨 것으로 본다. 규제 관점에서 본다면, 2019년부터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생기면서 그동안 막혀있던 신사업들의 출시가 가능해지지 않았나. '아이템만 좋고 기술력만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고 본다. 게다가 원래 판교는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관련 투자가 늘어났고, 시장과 규제환경의 변화가 맞물려서 판교 분사무소도 발전했다.

-요즘은 투자자들도 판교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데.

조▶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Venture Capital·벤처캐피털) 나 PEF(Private Equity Fund·사모투자펀드)가 늘었다. 예전의 PEF는 큰 회사에 투자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들이라면 시리즈C나 시리즈D 혹은 요즘은 시리즈B까지도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법무법인인 우리도 새로운 스타트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서 그런 쪽에 대한 자문의뢰가 자주 들어온다.

법무법인 세종 판교분사무소 조중일 변호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법무법인 세종 판교분사무소 조중일 변호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스타트업과 통상적인 기업을 업무처리 관점에서 비교한다면?

조▶스타트업은 의사결정이 아주 빠르고, 변호사에게도 신속한 자문을 원한다. 우리에게는 "변호사님 조금 이따 갈게요" 하는 경우도 있고(웃음). 전반적으로 완전히 정리된 두꺼운 의견서를 원한다기보다는 간단하더라도 빠르게 결론 위주로 자문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박▶의사결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간단히 제공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느꼈다. 길게 정리된 게 아니라 짧고 간단하게. '이것은 장단점이 무엇이고, 내가 했을 때 생기는 리스크는 무엇이고, 의사결정은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라는 식으로.

-스타트업에게 주의가 필요한 점이나 실수가 잦은 부분도 있을텐데.

조▶몇십억 단위 투자를 받으면서도 자문 없이 투자계약서에 서명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VC나 투자자가 다른 투자 건에서 쓰였던 계약서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의 상황이나 설립자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잘 반영되었거나 VC에게만 유리한 조항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실제로 이미 서명한 후 문제가 생겨서 자문을 요청해 온 회사 설립자가 있는데, 그분은 서명 당시 '투자를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거의 회사를 빼앗기다시피 한 경우였다. 우리가 '계약서 안 보셨냐'고 했더니 '앞에 좀 보다가 너무 어려워서 그냥 (서명)했다'고 답해서 안타까웠다.

-변호사를 찾기 전에 어떤 것들을 준비하면 수월하게 법률자문을 받을 수 있을까?

박▶변호사에게 궁금한 점을 최대한 물어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질문을 정리해보는 게 좋다. 한 번에 정리해보면 저희도 읽어본 뒤에 회의를 할 수 있어서 의뢰인과 변호사 모두 부담이 덜하다. 그렇게 깊은 문제를 발견하면, 그때 우리도 맞춤형으로 도움을 제공할 수 있고 의뢰인도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무법인 세종 판교 분사무소 박규홍 변호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법무법인 세종 판교 분사무소 박규홍 변호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가?

조▶일단 사무실로 오신다(웃음). 법률적인 문제를 특정하기 위해 회의를 거치고 우리가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 대표가 '모른다. 담당자에게 확인해보겠다'고 하면서 논의과정이 길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본인이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면 우리는 그 점에 대해서 미리 확인해줄 수 있을 것이다.

박▶사업모델에 대한 정의가 잘 되어있으면 법률자문도 효율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도 사업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스타트업은 주로 어떤 시기에 변호사를 찾나?

조▶사실 설립했을 때부터 찾아야하지만(웃음)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개 스타트업들이 변호사를 처음 접하는 경우는 회사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하거나 투자를 유치할 때다. 변호사를 만나서 '그동안 너무 신경을 안 썼구나'하는 자각이 들면 법률적인 문제에 하나하나 더 신경을 쓰시는 경우도 있다.

박▶VC 투자를 받는 시기에 VC의 요구에 따라 법률자문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도 그 때가 되면 사업이 1차적으로 궤도에 올라왔다고 보기 때문에 그 무렵이 가장 잦다.

조▶변호사 조언을 받지는 이유는 비용이 들기 때문인 것 같은데, 우리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서 간단히 무료자문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곳으로 문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타트업의 투자계약과 이에 대한 법률자문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궁금한데.

조▶스타트업에서 투자자들을 만나 IR(Investor Relations·기업설명)을 하고, 참여의향이 있는 투자자를 만나면 '텀시트(Term Sheet·계약내용 협의서)'를 논의하게 된다. 이때 투자의 내용을 큰 틀에서 정하게 되는데, 일을 잘 하려면 이때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게 좋다. 투자의 조건이 이때부터 정해져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텀시트를 만들고 나면 계약서 작성과 수정이 이뤄진다. 계약서는 보통 투자자 쪽에서 먼저 제시하는데, 계약서가 오면 우리가 검토하면서 '꼭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나 '시장에서 통용되지만 투자받는 입장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부분' 등을 짚어준다. 마지막으로 계약서가 체결되면 투자자금이 들어오는데, 등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도 도움을 준다.

-현실에서는 계약과정 중 어느 단계에서 변호사를 많이 찾나?

조▶주로 계약서를 받았을 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텀시트를 이미 합의했기 때문에 중요한 조건은 더 이상 서로 바꾸기 어려운 단계다. 텀시트에서 없던 얘기를 하면 그 건은 새로 협상해야 하니 어려움이 생기고 간혹 불리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합의했다면 상관이 없는데, 모르고 합의하는 경우도 많다. 변호사가 보기에는 안타까운 경우다.

자문요청을 하는 경우를 계약서 단계와 텀시트 단계로 나눈다면 대략 8:2 정도의 비율이 되는 것 같다. 꼭 텀시트를 만들 때부터 자문을 받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합의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도 경험이 부족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많았다.

박▶아무래도 계약서 작성부터가 자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셔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법적인 행동에는 그 전 단계도 있는 것인데, 그런 점에 대해 알려드리는 것도 일련의 법률자문 과정에 속한다고 본다.

의뢰인의 검토요청에 따라 규제 관점에서 사업모델을 컨설팅할 때도 있는데, 사업모델의 추구는 결국 사업적인 영역이고, 법률적인 요소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질서 중 하나다. 이 질서에 맞추되, 사업이 지향하는 달성해야 하니 변호사도 사업적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작업을 할 수 없지 않겠나. 관점이 중요하다.

-판교에서 일하는 변호사로서, 2022년 눈여겨 볼 만한 이슈를 짚어준다면?

조▶제일 핫한 주제는 메타버스와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다. 기업간 딜 관점에서 보면 해당 산업의 투자·인수건이 활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사가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 분야 딜이 많을 것 같다고 본다. 그 다음 최근 구체화되고 있는 플랫폼 규제다. ICT 사업자들도 새롭게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앞으로 주의할 사항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NFT 자문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교류하는 회사들을 보면 내부적으로 NFT를 엄청 공부하고 있더라. 그런데 아직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사업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업화를 하겠다고 하면 법률 이슈에 대해서도 분석할텐데, 아직은 일단 사업화를 구상하는 과정인 것 같다.

박▶메타버스와 NFT가 확실히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서 메타버스 관련 특별법을 준비할 때 관여했었는데, 이러한 거버넌스가 마련하는 움직임은 곧 시장의 성숙도가 무르익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단계가 되면 웬만한 사업자들도 관련된 서비스를 기획해보게 된다.

NFT 같은 경우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단절시켜놓으면 괜찮은데,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순간 (법률적인 관점에서) 도박의 문제가 생긴다. P2E(Play to Earn·게임 등의 플레이를 통한 영리활동)도 그 중의 하나다. 가상과 현실을 금전적으로 연결하는 것에 관련해서 현재 우리나라는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몇년 전 자본시장법의 선례를 보면 파생상품에 대해 '도박죄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예외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 산업진흥정책으로 그런 특단의 해결책도 있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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