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쫓는 TV까지 내놨다…삼성·LG가 '인도' 잡을 무기는?

레드오션 가전 시장에도 남겨진 블루오션은 있다. 바로 인도다. 인구대국 중국에 버금가는 인구 수가 큰 성장 잠재력을 약속한다. 자국 업체 위주의 정책으로 해외 브랜드가 설 자리가 좁은 중국에 비해 개방성이 큰 것도 매력이다.

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표한 '인도 가전제품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가전제품 시장 규모는 2025년 211억8000만달러(25조35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1.7%다.


가전제품 외 관련 부품 등 산업 전체의 규모는 올해 기준 483억7000만달러(57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인도 가전 시장은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가전 보급률이 북미나 서유럽 등 선진 시장에 비해 낮지만 높은 경제 성장률을 바탕으로 점차 보급률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세계 에어컨 보급률이 30%인데 비해 인도는 4%에 불과하다. 모도 인텔리전스는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기 등 모든 가전제품에 있어 인도는 광대한 미개척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인도 전국 실내 에어컨 시장이 2019년 기준 650만대에서 2025년엔 165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저가 중심의 제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 역시 최근들어 증가하고 있다. 산업 발전에 따른 도시화와 인도 국민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집안일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구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도 가전제품 시장의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 2가 도시 거주자들로부터 나온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등 비대면수요가 늘어나면서 그간 인도 가전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스마트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코트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변화로 인도 내 스마트 가전시장 규모가 2020년 150억3561만 달러에서 2025년 422억1370만달러로 약 2.8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경쟁을 펼치는 중국 업체들과 달리 한국 업체들은 기술력을 중점으로 프리미엄 가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정전 상황에서도 저전력으로 냉기를 유지하는 냉장고를 내놓기도 했고, LG전자는 모기 쫓는 TV를 내놓기도 했다. 다른 업체들에 비해 뛰어난 AS(애프터서비스)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 현지 매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의 많은 도시에 걸쳐 광범위한 서비스 센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잇다"며 "세계 최고 기능과 판매 후에도 탁월한 지원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인도의 냉장고 시장 점유율은 LG전자가 31%, 삼성전자가 29%로 과반 이상을 양분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인도 경제가 발전하는만큼 많은 인구들이 잠재적 수요로 여겨진다"며 "발전가능성이 높은만큼 전자업체들이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하는 중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