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상폐는 피했다" 신라젠 17만 개미들 '휴~'…6개월 개선기간 부여

서울 중구 신라젠의 모습. /뉴스1

신라젠이 또 한 번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면서 상장폐지 고비를 넘겼다. 소액주주 17만명은 지난한 기다림을 6개월 더 이어가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의 심의·의결에 따라 신라젠에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개선기간은 오는 8월 18일 종료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위는 신라젠의 개선 이행사항을 지켜볼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개선기간은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와 시장위를 합해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 신라젠 이미 기심위에서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고 이번 시장위를 통해 추가적으로 6개월 더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심사도 6개월 뒤를 기약하게 됐다. 신라젠은 8월 18일 개선기간 종료 후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시장위를 개최해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의 희망고문 기간도 늘어났다. 신라젠 소액주주는 2020년 말 기준 17만4186만명이다. 주식수는 6625만3111주로 지분율이 92.60%에 달한다.


한 때 바이오 열풍의 주역이었던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같은 해 11월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은 신라젠은 자구책을 펼쳤다.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도 확보했다.

하지만 개선 기간 종료 후 이뤄진 지난 달 18일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측에서 최대주주 교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 부분에서 일정 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나 현 단계의 임상 진행 결과 등 영업 본연의 부분에 대한 개선계획 이행상황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이 2020년 11월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계획서에는 2021년까지 펙사벡의 신장암 병용임상을 종료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후 신라젠은 임상 종료시점을 올해로 연장한 바 있다.

한편 신라젠 주주연합은 지난 9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관계자들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미공개 중요정보 이용금지)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주주연합은 기심위가 신라젠 상장 폐지를 공시(지난 달 18일 오후 6시)하기 전인 오후 2시쯤부터 신라젠의 최대주주인 엠투엔의 주가가 폭락한 것과 관련해 상장폐지 결정이 사전에 유출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신라젠주주연합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부르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