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불씨 살린 신라젠, 가치증명 위한 핵심 과제는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서울 중구 신라젠의 모습. 2022.2.18/뉴스1

한국거래소로부터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신라젠 (4,260원 ▼15 -0.35%)의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최악의 위기에서 거래재개를 위한 희망불씨는 살린 만큼, 남은 기간 인력확충을 통한 연구개발 인프라 입증과 확고한 개발 의지 등 거래소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변화와 회생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21일 신라젠에 따르면 회사는 빠른 시일내 거래소와 협의를 통해 개선기간 동안의 세부 이행내역 계획을 완성한다. 지난달 기업심사위원회 상장폐지 결정 이후 자리에 장동택 대표가 직접 참석했던 만큼, 이번에도 나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심위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신라젠에게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일반적으로 개선기간이 1년 정도 부여되는 점을 감안하면 신라젠이 받은 6개월은 이례적인 편이다. 때문에 6개월의 개선기간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다른 산업에 비해 가시적 성과 도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반년의 시간은 충분치 않다는 평가는 부정적 측면이다. 반대로 거래소가 개선계획 이행 내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개선기간 부여 근거로 내세운 점을 감안하면, 개선할 내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신라젠은 지난 18일 거래소의 개선기간 부여 직후 홈페이지에 성실한 개선과제 이행을 통한 거래재개를 다짐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현재 펙사벡 주요 연구와 신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 개발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다. 신약 개발기업인 신라젠 입장에서 회사 가치 입증을 위한 최고의 시나리오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연구성과 발표다. 홈페이지를 통해 언급한 두 품목이 유력 후보군이다.


하지만 개선기간 내 두 품목의 개발 완료가 거래재개를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신라젠은 앞서 이미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재무안전성을 확보한 상태다. 때문에 현 단계에선 회사가 임상을 지속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는지 또는 임상을 지속할 의지가 분명한지만 충분히 증명된다면 거래재를 위한 결정에 충분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기업의 영업 지속성을 증명할 요소가 충분하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파이프라인 개발 성공 의지 역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현 단계에선 연구인력 확충과 최대주주의 이탈방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신라젠의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 2019년 말 30명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절반 이하인 15명 남짓만 남았다. 장기화 된 위기에 하나둘 떠난 인력들의 빈자리가 축적된 탓이다. 회사의 변화 의지와 재무건전성 확보를 동시에 충족시킨 변화된 최대주주가 지속될 것이라는 안정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잘 알고있는 신라젠 역시 해당 부분에 노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그동안 지속해온 연구개발 인력확충에 보다 무게감을 싣는다. 이번 거래소 결정을 통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높인만큼, 불투명했던 과거에 비해 한층 원활한 확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대주주 이탈방지는 보호예수 등을 통한 안정장치 마련으로 풀어갈 수 있다. 이밖에 외부감사 영입 등을 통한 투명성 강화도 추가 방안으로 꼽힌다.

신라젠 관계자는 "회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주춤했던 리제네론과의 공동임상 환자 모집이 탄력을 받았다. 이번 결정을 통해 또 한번 가능성을 키운 만큼 회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머뭇거렸던 지원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그 외 최대주주 이탈방지를 비롯한 영업 연속성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