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더 똑똑해진 산단"…전기료 줄이고 사고 막는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사진 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1. 2019년 가장 먼저 스마트산단 프로젝트 선도산단으로 선정된 경기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이하 산단)는 업무 자동화 솔루션 RPA(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를 도입해 물류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증대 효과를 거뒀다. 입주기업 A사는 단순·반복 업무인 수출 자료조사와 분석에 RPA를 적용, 작업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40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2.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한 경남 창원산단은 시간대별 전력요금체계분석과 경·부하 시간대별 차등 전력 가동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20% 이상 줄였다. 이처럼 현재까지 7개 산단에서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여한 351개사가 공정 설비 스케줄링 분석과 대기전력차단으로 평균 6~7%의 비용을 아꼈다.


그동안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이끌어 온 산단들이 최근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빠르고 똑똑해지고 있다. 제조업에 데이터산업을 접목하고 스마트에너지플랫폼으로 전력 사용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등 디지털·그린 뉴딜을 덧씌운 스마트그린산단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2025년까지 스마트그린산단 15개로 확대정부는 2020년 발표한 한국판 뉴딜계획에 따라 기존에 추진 중이던 스마트산단 프로젝트를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전환했다. 각 산단별 특성을 고려해 디지털전환·에너지혁신·친환경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스마트그린산단 전환의 배경에는 정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의 노력이 있다. 정부와 산단공은 지난 2년간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10대 대표과제를 발굴하고 추진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인프라 37개소를 구축해 운영 기반을 마련했고 지원기업 서비스 1198건과 제조혁신 전문인력 9140명을 양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현재 7개 산단에서 스마트그린산단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올해 3곳을 추가했다. 2025년에는 15개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후 성공모델을 바탕으로 전국 확산을 추진할 방침이다.


스마트그린산단의 10대 주요사업은 △스마트편의시설 확충(물류플랫폼)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혁신데이터센터 △표준제조혁신 공정모듈△스마트 제조혁신 기반구축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구축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스마트편의시설 인프라 확충 △산단 통합관제센터 구축 △스마트제조고급 인력양성 등이다.

시뮬레이션 설계로 짧아진 개발기간…지능형 CCTV로 화재 감시
스마트그린산단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 디지털 전환이다. 혁신데이터센터와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운영으로 입주기업의 신제품 개발비용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을 돕는다는 취지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은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기 전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능 예측과 결과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제품 개발단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고 연구개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경남 창원산단의 입주기업 B사는 시뮬레이션 설계로 제조공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미리 해결하고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대구 성서일반산단은 첨단금속 등 5대 주력업종 영세기업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과 5G스마트공장 고도화, 안전설비관리시스템 등 디지털전환 플랫폼을 지원해 상업생태계 혁신을 꾀하고 있다. 전남 여수산단에서도 공정혁신 시뮬레이션과 모듈센터 구축으로 석유화학 플랜트산업의 제조공정 고도화를 지원한다.

산단 전반에 IT를 접목해 안전·환경·교통 등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통합관제센터도 구축 중이다. 산업 재해예방과 안전 관리, 주차 문제 등 산단별 특화 공공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인천 남동산단에서는 송도스마트시티의 운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해 통합관리 관제센터를 구축, 화재감시 지능형 CCTV와 IoT(사물인터넷) 주차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 남동산단 입주기업 C사 관계자는 "1980년대 조성된 이후 약 40년이 지나 안전교통기반시설이 노후화된 남동 국가산단에 ICT 통합관제센터가 구축되면서 취약한 산업 현장 화재 사고에 조기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산단 내 교통, 편의시설이 늘어 근로자의 정주여건도 개선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