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캠프 김소영? 해외파 이창용?…윤석열의 한은 총재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차기 한국은행 총재 인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한은 총재를 역임한 이주열 총재 임기가 이달 말 끝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 수장 자리를 장기간 비워둘 수는 없다는 점에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오는 31일 모든 직무를 내려놓는다. 총재 임기는 4년으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 한은 총재로 취임해 한 차례 연임했기 때문에 후임 인선이 불가피하다.


대개 한은 총재 후보자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후보군을 선정하고 인사추천위원회, 민정수석실 논의 등을 거쳐 대통령이 직접 최종 지명한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임명까지 통상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비춰볼 때 금융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협의해 차기 총재를 빠른 시일 내에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총재 지명권은 현직 대통령에게 있지만 정권교체기인 점을 고려하면 '알박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선인과 협의 과정을 거칠 것이란 전망이다.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는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서 경제 공약을 총괄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근무 경험이 있는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거론된다. 또 이승헌 한은 부총재, 윤면식 전 한은 부총재, 조윤제·임지원 현 금통위원 등 한은 내부 인사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선 이 총재가 한은 내부에서 발탁됐고 연임 끝에 총재가 바뀌는 만큼 이번에는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여야 정권 교체기인데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등 정치 중립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해외파 인사가 낙점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김홍범 경상국립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 총재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건 원칙적으로 옳지 않아 당선인과 논의해 인선을 서두르는 현실적인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에서는 한은의 금융·통화 정책에 정치가 개입된 부분이 많았다"며 "정치 과잉 개입을 바로 잡는 일들이 중요한데 총재 선임에 이런 부분이 고려되면서 딜레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서둘러 한은 총재 인선이 진행된다면 다음달 14일 금통위원회부터 새 총재가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 경우에도 다음달 신임 총재가 참석한 첫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기보단 오는 5월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서둘러도 신임 총재 선임에 한 달은 걸리기 때문에 다음달 금통위에 신임 총재가 참여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참여하더라도 첫 회의부터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지난해 10월,11월, 올해 1월까지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충분히 지켜본 다음 오는 5월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총재는 언론을 통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훌륭한 후보들도 있지만 정부가 바뀌는 시기인 만큼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전반적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성향이 매파적 성향이고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방향성은 맞춰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