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대피처' 통신주…尹 정부 정책 수혜도 기대?

실적이 안정적이고 배당률이 높아 금리 인상 국면에서 대피처로 꼽히는 통신주에 대해 증권가가 새 정부에서의 수혜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외국인 역시 이달 들어 SK텔레콤 (51,000원 ▼700 -1.35%)과 KT (36,600원 ▲450 +1.24%), LG유플러스 (9,650원 ▼50 -0.52%)는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SK텔레콤은 전 거래일 대비 900원(1.57%) 오른 5만8100원에, KT는 350원(1.08%) 오른 3만2900원에, LG유플러스는 50원(0.37%) 오른 1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종가 대비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0.29% 오르는 동안 코스피에서 통신업은 4.5% 올랐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6.41%, KT는 2.81%, LG유플러스는 3.04% 올랐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 속에서 선방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통신주가 경기방어주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을 선언해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통신주에 수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대선에서 일부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통신비 인하 공약 요구가 나왔지만 실제 공약집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4차 산업 육성론에 배치되고 체감적 통신비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있지만 인위적 통신비 인하 권고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로써 규제 이슈 소멸로 통신주 상승이 예상된다"며 "새 정부에서는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받는 통신주의 정상화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더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등 지도부와 함께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2022.3.16./사진=뉴스1

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통신은 대표적 서비스 산업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 우려가 적고 해외 매출 비중이 미비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매출 및 이익 컨센서스 하향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어 "여기에 대선이 마무리되며 규제 리스크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임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신 및 ICT 관련 공약은 디지털 인프라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5G 전국망 고도화, 6G 표준 선도, MEC(모바일에지컴퓨팅) 기술 육성 등"이라며 "과거와 달리 통신비 인하 공약이 없고 무선 매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온건한 정책이 예정돼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은 통신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SK텔레콤이 7위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SK텔레콤을 770억원 순매수했다. SK텔레콤은 오는 31일 기준으로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를 공시해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더 몰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KT를 320억원, LG유플러스를 190억원 순매수했다.

한편 증권가는 KT에 대해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향후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KT의 경우 불행하게도 시장에서 크게 부각되는 자회사가 없어 역으로 일부 사업 부문 및 자회사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KT 지주사 전환이 2023년을 목표로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관련된 공식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