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매각 앞둔 에스엠, 신주발행 한도 늘린다..."M&A 실탄 필요"

에스엠 (81,900원 ▲200 +0.24%)엔터테인먼트가 오는 31일 개최하는 주주총회에 이목이 쏠린다. 최대주주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주발행 한도를 늘리는 안건이 상정돼 있기 때문이다.

21일 에스엠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신주발행 한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한다. 에스엠은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주를 발행할 수 있으나 이를 100분의 50으로 늘릴 방침이다.


1995년 설립된 에스엠은 그동안 수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현재 신주발행 가능 한도는 123만여주가 전부다. 전일 종가 기준 943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정관이 변경되면 신주발행 가능 주식수는 1123만여주로 늘어난다. 8593억원 수준의 유상증자가 가능한 셈이다.


에스엠, 엔터 1위 탈환 위한 실탄 마련할까이번 정관 변경이 주목 받는 이유는 에스엠의 인수인이 유상증자를 요청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에스엠은 현재 보유현금이 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으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하지만 에스엠이 글로벌 시장에서 K팝 1위 연예기획사의 타이틀을 찾으려면 자금충원을 통한 M&A(인수합병)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쟁사인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는 지난해 연예기획사 최초로 매출액 1조2559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하이브가 2020년 10월 상장 때 모은 9625억원을 기반으로 지난해 4월 저스틴비버의 소속사 이타카홀딩스를 1조394억원에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사세를 키운 것이 주효했다.


에스엠은 하이브와 같이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 팬과 아티스트 소통 플랫폼 디어유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도 글로벌 아티스트의 영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글로벌 M&A가 필요한데 2000억원의 보유현금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얼라인, M&A는 긍정적이지만 유상증자는 반대에스엠 유상증자에는 반대 의견도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에스엠의 카카오 피인수는 긍정적이지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면 주당 순이익이 희석되고 기존 주주가치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또 얼라인 측은 "에스엠은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더 많고 경쟁업체에 비해서 순현금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경영상의 이유로 유상증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터 업계 M&A 가격이 1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에스엠의 보유현금은 많은 편이 아니다"며 "특히 글로벌 M&A를 염두에 둔다면 자금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할 때 현금 유출 없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M&A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이브도 이타카홀딩스 인수 때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했다"며 "결국 경영권 매각과 상관 없이 에스엠 입장에서는 유상증자 발행규모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