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업계 "30평 아파트 원가 300만원"...건설업계 "비용압박"

레미콘 믹스트럭 자료사진./사진=뉴스1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종합 건설업체와 레미콘업계 입장 차이가 첨예하다. 주요 건축자재인 레미콘 업계는 공급가격 인상을 요구했지만 종합 건설업체는 비용부담 압박이 크다며 맞선다. 최악의 경우 건설현장 셧다운(무기한 중단) 우려까지 나오는 이유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미콘업계는 건설업계와 단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달 들어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서 레미콘 공급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표 시멘트업체인 쌍용C&E는 올해 초 가격인상을 추진했고 지난 17일 레미콘 업계와 공급가격을 1t(톤)당 7만8800원에서 9만800원으로 15.2%가량 올리기로 협의했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시멘트 가격 인상폭은 30%에 가깝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뿐만 아니라 자갈·모래 등 부자재인 골재 가격도 급등해 시공사에 고통분담을 촉구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와 골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서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며 "원자재 뿐만 아니라 레미콘 운반차량(믹스트럭) 운임도 인상돼 비용부담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의 형편은 더 심각하다. 전국 1000여개 중소업체로 구성된 한국 레미콘공업 협동조합 연합회(이하 레미콘 연합회)는 단가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도산하는 업체들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조웅 레미콘 연합회장은 "원가를 맞출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달 말부터 공급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현장 자료사진./사진=뉴시스

시멘트와 골재 등 가격인상 폭을 감안해 레미콘 업계는 15~20%가량 공급단가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한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기준 레미콘 공급가격은 1㎥당 7만1000원 가량으로 8만1000~8만5000원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소 10%이상의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는 단가인상이 아파트 등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계에 따르면 약 99㎡(30평) 아파트를 짓는데 드는 레미콘은 50㎥(루베) 가량으로 원가는 350만~400만원에 불과하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가격을 올려도 아파트 분양가와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분양가 인상은 종합 건설업체만 배불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시공을 맡은 종합건설업체는 레미콘 이외에 철근과 목재 등 다양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비용부담을 다 떠안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 레미콘 등 원자재 가격을 인상해주면 시공사도 발주처와 다시 공급가격을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분양을 마친 경우 원가 부담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원가의 30~35%가량이 원재료로 사용되는데 시공사라고 여력이 크진 않다"며 "발주처가 이를 반영해 주지 않으면 시공사가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