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신 잇몸' HD현대 조선 적자에도 1Q 8050억 이익, 오일뱅크 선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HD현대 (65,200원 0.00%)로 변신한 현대중공업그룹 지주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80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 등 주력사업이 여전히 적자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지만 정유부문 등이 톡톡한 성과를 내며 전체 그룹 실적을 든든히 견인했다.

HD현대는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8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늘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1조2966억원으로 85.9% 늘었고 당기순익은 3802억원으로 29.1% 늘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건 대형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 실적 산입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지분법 평가에 따라 반영하던 한국조선해양 실적을 이번 3월부터는 완전히 연결 편입했다. HD현대가 2월 KCC와 아산사회복지재단 보유 한국조선해양 지분 4.1%를 취득하면서 실질지배력이 50%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편입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조선부분의 적자도 확대 반영됐다. 그럼에도 정유부문 현대오일뱅크 수익성 증대, 건설기계부문 현대제뉴인의 견고한 실적방어 속에 그룹 전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늘어났다. 앞으로 조선업황 회복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이 상승 반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주력인 조선업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에도 3964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932억원으로 역시 적자 전환했다. 다만 매출액은 3조9077억원으로 6.14% 늘었다.


매출이 소폭 늘어났지만 파업에 따른 부분 조업중단 등의 요인 등이 발생한건 아쉽다. 영업이익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산업설비 관련 공사손실충당금 설정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비조선 부문은 선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과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등으로 매출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은 중국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북미, 유럽 등의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건설장비 판매량 증대 등의 영향으로 매출 2조1444억 원, 영업이익 1338억 원의 견고한 실적을 올렸다.

현대일렉트릭은 항만 정체 등으로 인한 이월물량 발생으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167억원을 내며 선전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매출 3001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비조선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조선부문에서도 선가상승과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HD현대는 투자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은 사업지주회사로의 역할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HD현대는 미래선박(아비커스), 헬스케어(메디플러스솔루션), 연료전지, 디지털 등 4대 미래분야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한국조선해양은 차세대 에너지원 처리시스템, 연비 향상 시스템 등 신규 사업에서 5년 내 매출 5000억원, 중장기 매출 1조원 달성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