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풀겠지…34% 까먹은 中 펀드에 1조원 묻지마 투자

중국 주식형 펀드가 최근 1년간 -34%에 달하는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오히려 같은 기간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코로나19(COVID-19) 봉쇄 조치와 글로벌 시장 긴축으로 중국과 홍콩 증시가 크게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 178개의 수익률은 최근 1년간 -34.46%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6.59%,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55%로 중단기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다.


다만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1년간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1조803억원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와 최근 1개월 설정액 증가액은 9321억원과 1279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률이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최근 중국 증시가 과도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시 내부에 코로나19 고위험 지역과 중위험 지역이 각각 한곳씩 추가되고, 베이징까지 봉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는 급락했다.


지난 25일 상해종합지수는 5.13% 급락한 2928.51을 기록했다. 같은날 홍콩 항셍지수도 3.73% 하락한 19869.34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중국 증시는 소폭 반등해 전날 종가 기준 상해종합지수는 2958.28, 홍콩 항셍지수는 19946.36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국여, 항서의약, 수정방, 신화생명보험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은 지난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2분기 실적이 더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봉쇄정책이 다음 달 정점을 지난 후 해제되고, 정부가 올해 재정부양 정책을 내놓으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 시장에는 우려가 더 많은 상황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 오는 10월 당대회까지 중국의 '다이나믹 제로 코로나' 정책 태도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2분기에 봉쇄 여파가 지속될 가능성 높다"며 "상하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후에는 정부가 여러 부양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윤곽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전에는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첫 주 장기 연휴인 노동절 이후부터는 점차 방역 기조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치국회의에서 기대했던 경기부양 정책 강도가 예상을 하회하고 다음 달 중순 이후에도 코로나 방역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상반기 중국주식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