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 없다" 시사에 美 증시 급등…이제는 안도할 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려했던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고 마무리됐다. 이로써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만큼 국내 증시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과도한 비관론이 물러난 것은 맞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정책이 실제 결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로 끝난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은 성명을 내고 기준 금리를 50bp(0.5%포인트·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준 금리는 기존 0.25%~0.5%에서 0.75%~1.0%로 올랐다. 연준은 또 다음달 1일부터 9조달러(약 1경1400조원)에 이르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를 단계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연준이 50bp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었지만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은 없었다. 오히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로 50bp 기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75bp 기준 금리 인상을 뜻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어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증권가는 시장에 공포를 심어줬던 75bp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일축된 만큼 국내 증시도 반등을 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건형·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정례회의는 시장에 안도를 주는 이슈다. 75bp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췄기 때문"이라며 대외적 우려가 다소 약화됐기에 국내 증시도 안정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이라며 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다수 나오고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변곡점이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가 될지, 판단하기 어려운 지정학적 위험 해소가 될지, 예측하지 못한 다른 이벤트가 될지 현재로서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낮은 통화 유통 속도와 평균 수준 이하까지 떨어진 미국 가계 저축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극단적 형태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과도한 비관론보다는 고요한 마음으로 연준의 통화 정책이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우선 단기적으로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4월 CPI에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가 높아진다면 안도 랠리 가능성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반도체주와 대형 기술주의 강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 방향은 불확실성이 크고 정상화까지 긴 여정이 남아있다"면서도 "미국 4월 CPI가 3월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지지할지 여부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중요하다"고 더했다.

이 가운데 증권가는 인플레이션을 제품 가격 상승으로 전가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KB증권은 "급등한 원가를 제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한다. 소비는 아직 견조한 상황"이라며 "이 측면에서 긍정적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는 대표 업종은 음식료"라고 추천했다. 그러면서도 "음식료 업종은 단기간에 빠른 수급 이동이 이미 나타난 상태로 파악돼 종목별로 바텀업 접근을 통한 옥석 가리기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주류·음료, 화장품, 렌탈, 엔터테인먼트 등이 원가 상승을 제품 가격 상승으로 전가할 수 있는 종목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