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이 갈랐다" 신용등급 희비 엇갈린 SK證vs한화·다올證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희비가 갈렸다. 리스크 관리와 사업 다변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한화투자증권 (3,365원 ▼40 -1.17%)과 다올투자증권 (3,065원 ▼35 -1.13%)은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반면 자기자본 확충에 소극적이었던 SK증권 (596원 ▼1 -0.17%)의 신용등급 전망은 하향조정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SK증권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연말부터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이 이어졌는데 SK증권이 그 고리를 끊었다. 자본력과 수익성이 약화됐단 게 주된 이유였다.


나신평은 SK증권의 순영업수익 점유율 하락 추세로 사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봤다. SK증권의 전체 증권사 중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지난해 1.3%, 올해 1분기 1.1%로 과거 5개년 평균(1.5%) 대비 하락세다.

또 최근 자기자본 5000억~1조원대 중소형사가 적극적인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는데 반해 SK증권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2018년 말 대비 올해 3월말 SK증권 자기자본 증가율은 8.2%로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 8개사 평균(46.8%) 대비 낮다. 수익성도 저하되고 있다. SK증권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62억원)와 올해 1분기(-2억원)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규희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자본력이 증권업 사업역량에 핵심적인 요소임을 감안하면 시장 지위 개선을 위해 수익성 회복, 이익 내부유보나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화·다올은 신용등급 상향반면 이달 나신평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한화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나신평과 한신평은 한화투자증권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올랐다.


수익성이 개선됐고 우수한 자본완충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였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 부담을 낮춘게 주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운용손실로 2015~2016년 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헤지비용 증가로 그해연도 상반기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 이후 자체헤지 ELS 잔액을 감축하는 등 운용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했다. 올해 3월말 ELS 발행잔액은 4870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직후 시점인 2020년 3월말(1조1000억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지형삼 나신평 금융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한화투자증권은 이익누적, 유상증자, 지분투자 관련 이익 등을 기반으로 자본을 확충해 위험에 대한 완충력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도 우수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795억원, ROA(자산순이익률) 4.2%를 기록했다. 올 1분기도 순이익 498억원으로 전년동기(438억원) 대비 늘었다. 이재우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금융2실 수석애널리스트는 "IB(기업금융) 경쟁력 바탕 사업기반이 강화되고 있고 VC(벤처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5년 1.2%였던 다올투자증권 IB부문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2.7%로 상승했다. 적극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IB관련 영업수익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소형사에 IB부문 경쟁 심화는 부담다만 최근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자본여력이 풍부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IB부문 영업환경 경쟁이 심화된 점은 상승세를 탄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중소형 증권사의 IB부문 실적 유지여부와 재무안정성 변동 여부가 향후 신용등급의 핵심 모니터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윤재성 나신평 금융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이 IB부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우발부채가 빠르게 늘었다"며 "향후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과 관리계획 이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올해 1분기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3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 우발부채가 자기자본 대비 108.7%로 10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