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성 지지층 "이재명 덕에 선방…책임론 말하면 다 몰아내야"

(수원=뉴스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내외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을 향해 하트를 그리고 있다. 2022.6.2/뉴스1

'김동연 대역전극'에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들도 환호하고 있다. 이재명 당선인(인천 계양을)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중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김동연 후보가 당선인이 됐다. 김 당선인은 49.06%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48.91%)에 신승했다. 개표 이후 줄곧 끌려가던 김 당선인은 이날 새벽 막판 대역전극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민주당 지지층은 환호성을 질렀다.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봤다는 것이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 위주인 클리앙의 누리꾼 A는 "김동연만 된다면 민주당 대패는 아닌 듯 하다. 희망이 보인다"고 적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전남, 전북, 광주, 제주, 경기 등 5곳을 제외한 12곳을 내줬다. 그 가운데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경기도를 사수한 게 성과라는 것이다.

특히 김동연 당선인의 선전이 '이재명 효과'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클리앙의 누리꾼 B는 "이재명 덕에 경기도 가져온 거다. 이재명이 안 나왔으면 그야말로 전패였을 것"이라고 글을 썼다. 누리꾼 C는 "이재명 아니었음 전국이 빨간색이었을 것이다. 이재명 심판이다 뭐다 이런 보도는 쳐다도 보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당선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연고가 없던 '민주당 텃밭'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동시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나섰다. 그런 가운데 본인은 당선됐지만, 당은 참패한 상황. '이재명 책임론' 이 불거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은 "이재명이 나서서 그나마 경기도에서라도 승리할 수 있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직전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당선인의 후광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강성 지지층들은 '이재명 책임론'이 아닌 '이재명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누리꾼 D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 "이재명이 책임져야 한다. 당대표해서 수박을 다 쳐내고 개혁해야 한다. 이재명이 나라를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주로 쓰는 은어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왼쪽)과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뉴스1

누리꾼 E는 "이제 민주당 내 이재명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것"이라며 "지난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보면 '이재명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결론이 난다. 앞으로 이재명의 민주당 개혁을 기대해보겠다"고 밝혔다.

누리꾼 F는 "이제 이재명 의원과 김동연 지사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의 불만도 잠재우면서, 윤석열 정권에 학을 떼고 돌아올 중도층을 안정적으로 흡수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누리꾼 G는 "경기도 이긴 것은 솔직히 이재명 공이 크다. 이제 대권주자를 배출하는 곳은 경기도"라고 강조했다.

강성 지지층은 향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는 민주당 정치인들을 향한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누리꾼 H는 "오늘부터 이재명 까는 민주당 수박들 메모하자. 오늘부터 수박들 규모 파악하자"며 "이재명 책임론이라고, 당쇄신이 필요하다고 하는 민주당 사람들 전부 메모해보자. 당이 잘못했네 뭐네 하면서 내부 분란 조장하는 수박들 전부 몰아내자"고 적었다.

한편 경기도 내 31개 시·군 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22곳을 가져갔다. 민주당이 가져간 단체장은 9곳에 지나지 않았다. 인천 10개 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7곳, 민주당 2곳, 무소속 1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