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엔이다" 엔화 투자 나선 개미들…전문가들은 "반등 글쎄"

"비트코'엔'" (엔/달러 환율 토론방 게시글 중)

엔화를 기초로 하는 국내 유일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매수세가 몰린다.


최근 엔화 약세가 이어지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엔저' 현상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투자에 주의를 요구했다.
국내 유일 '엔화' ETF…개미는 '저점매수' 중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 (8,315원 ▼35 -0.42%) ETF는 전 거래일 보다 55원(-0.59%) 내린 9230원에 장을 마쳤다.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일본 엔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화 가치를 기초자산으로 해 거래되는 ETF다.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올해 들어서만 9%가량 빠졌는데 저점 매수를 노린 이들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중 연중 최고가(1만805원)에 비해선 15%가량 빠졌다.

특히 개미들은 엔화가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며 엔화 반등에 베팅하며 '줍줍'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기관이 37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약 3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는 개인이 23억원 사들였고 기관은 24억원가량 팔아치웠다. 지난 한 달간의 매매량 중 3분의 2 이상이 최근 1주일 사이 거래된 셈이다.

지난 7일에는 일일 거래대금이 10억원을 넘었다. 올해 평균 일일 거래대금(1억4700만원)의 10배 수준이다. 한동안 70억원을 밑돌던 시가총액은 지난 8일 기준 74억원을 기록하면서 두 달 반 만에 시총 70억원대를 회복했다.
2002년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지만…"엔화 약세 길어진다"

지난 3월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자 TIGER 일본엔선물 ETF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9일 엔/달러 환율은 133.88이었는데 장중에는 134.54까지 찍으며 지난 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엔화 가치가 이렇게 떨어진 것은 200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중앙은행(BOJ)이 긴축 기조를 내세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엇갈린 초완화적인 금융정책을 펼치면서 엔화 가치하락이 심화되고 있다. 오는 15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관측되는데 양국 간 금리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엔화가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강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의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며 엔저 현상 장기화에 무게를 싣는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세계은행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스태그플레이션 경고한 가운데 일본에 대해서도 저성장 전망을 내놨다"면서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중앙은행의 초완화적 기조는 확고하고 엔저에 대한 스탠스가 호의적인 만큼 엔화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연준은 3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5월과 6월 연속적으로 빅스텝(50bp)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며 "세계적인 긴축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엔화 약세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으나 통화정책의 방향성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