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주 동반약세 지속…"원금 반토막" 해탈한 주주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카카오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끝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맏형 격인 카카오 (46,800원 ▲150 +0.32%) 주가는 8만원대마저 위태롭다. 카카오뱅크 (23,800원 ▲100 +0.42%)와 카카오페이 (35,000원 ▼650 -1.82%) 주가는 공모가로 다시 돌아갔다. 주주들은 "원금 반토막 난지 오래라서 이제 별 감흥도 없다"며 쓴웃음을 짓는 중이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48%) 내린 8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8만원까지 떨어지며 7만원대를 코앞에 뒀지만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세로 간신히 8만원대를 지켜냈다.

지난해 6월 24일 장중 17만3000원까지 오른 카카오 주가는 현재 50% 이상 뒷걸음질 친 상태다. 정부 규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발 금리 인상 가속화로 성장주에 좋지 않은 환경이 마련되며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확대됐다. 시가총액 역시 지난해 6월 23일 75조246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이날 35조80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도 상당폭 떨어져 공모가 수준에서 움직였다.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1900원(-4.63%) 내린 3만9150원에 장을 끝냈다. 종가 기준 4만원대를 내줬음은 물론 장중 한때 3만9100원까지 떨어져 공모가였던 3만9000원에 가까워졌다. 카카오와 동일하게 지난해 8월 20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 9만4400원에서 현재 50% 이상 주가가 빠졌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8월 19일 43조7090억원에서 이날 18조646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알리페이 500만주 블록딜 소식으로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탄 카카오페이는 더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3300원(3.73%) 내린 8만5100원에 마감해 공모가였던 9만원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12월 3일 장중 24만8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60% 이상 밀린 상황이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29일 31조930억원에서 이날 11조3170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기업공개(IPO) 흥행을 불러온 '카카오'라는 수식어가 지금은 오히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상 금융주는 금리 인상기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데 이들 기업은 투자자에게 금융주라기보다는 성장주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카카오그룹주 중에서 시가총액 규모로 막내 격인 카카오게임즈 (21,750원 ▲50 +0.23%)도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95%) 내린 6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만200원까지 떨어지며 6만원대를 위협받았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지난해 11월 19일 장중 11만6000원까지 올랐지만 금리 인상과 신작 부재 등 영향으로 현재 40% 이상 감소했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11월 16일 8조1190억원에서 이날 4조7770억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