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의무 해제 논의되는데…원숭이두창은 21일간 격리 검토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3828명으로 5개월만에 3000명대로 떨어진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2.06.13.

이제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결정할 만큼 코로나19 유행이 둔화세다. 하지만 일간 확진자 수는 여전히 5000명 이상을 오간다. 국민 항체양성률이 95%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지만, 표본수가 적어 방역 지표로 삼기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어 정부는 치료제 확보 등 사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꺼지지 않은 재유행 불씨…격리의무 해제될까1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전일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이하 국건영) 참여자에 대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16개 시·도(세종 제외)의 국건영 조사 참여자 16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백신접종 및 자연감염에 의한 전체 항체양성률은 94.9%(1530명)이며, 이 중 자연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은 1월 0.6%에서 4월 36.1%로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증가함이 확인됐다. 항체양성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보유한 비율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 시기가 오미크론 대유행 기간으로 지역사회 내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국건영 참여자의 월별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자 및 미진단 감염자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4월 자연감염으로 인한 항체양성률(36.1%)은 동기간 10세 이상 전국민 누적발생률(29.5%) 보다 6.6%p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으로 진단받지 않은 채 감염 후 항체가 형성된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누적 발생률보다 6.6%p 높은 자연감염 항체형성률은 외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감염자가 늘어났으나 외국에 비해서 높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은 항체가조사를 통해서 실제 감염 규모를 2배, 영국의 경우에는 1.5배로 발표한 바도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더 정밀한 조사, 대규모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를 집단면역 지표로 삼기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권 원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매월 500명도 안되는 수준으로, 표본 크기가 작아 (전체) 무증상 확진자가 이 정도라고 바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일 신규확진자 수는 9778명을 기록했다. 일간 확진자수가 3000명대로 내려가며 5개월 최저를 기록한지 하루만에 다시 5950명 늘었다.

최근 2주일간(6월 1일~6월 14일) 신규 확진자 추이는 '1만5789→9890→1만2538→1만2037→9832→5022→6171→1만3355→1만2158→9315→8442→7382→3828→9778명'으로 나타났다. 유행은 전반적으로 둔화세지만 여전히 5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재유행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유행 상황을 염두에 두고 오는 17일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질병관리청이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있다"며 "현재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정을 쉽게 내리긴 힘든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의무 해제 결정이 자칫 재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동량이 늘어나는 여름이 눈앞이라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백경란 질병관리청 청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격리의무를 해제하면 유행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고위험군이 잘 치료받아야 최대한 피해를 줄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행 기준보다는 규제를 풀되, 완전 해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줄이는 등 격리 기간을 일부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치료제 도입…원숭이두창 사전 방호벽 마련원숭이두창 대책마련도 속도를 낸다. 질병관리청은 전일 '원숭이두창 발생 대비·대응 계획' 관련, 관계부처들과 논의했다. 질병청은 회의에서 원숭이두창 국내 발생 대비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의 7월 중 국내 도입을 위해 세부 절차를 논의했다.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 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성인과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질병청은 국내 상황에 따라 테코비리마트의 추가구매를 계속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중증환자 발생 시 국내 비축 중인 시도포비어와 백시니아 면역글로불린 사용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중앙감염병전문병원(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감염력이 소실될 때(피부병변의 가피 탈락 등)까지 격리입원 치료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확진자의 증상 발현 21일 이내 접촉한 동거인이나 성접촉자 등 고위험군 접촉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21일간 격리를 검토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현재 전세계 약 1500명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입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치료제 확보와 확진자 치료 및 격리 지침 등 마련에 나선 셈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저위험 접촉자의 경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지는 않은 경우 등의 단순한 접촉자들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중위험 접촉자는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한 의료인 등이 해당된다. 임 단장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감염병과는 다르게 전파력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