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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지휘부 책임론'...일각에선 경찰청장 친일파 비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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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주헌 기자
  •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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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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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남부경찰청 앞에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지난 21일 경찰국 신설과 행안부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권 명문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2022.6.22/뉴스1
지난 22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남부경찰청 앞에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지난 21일 경찰국 신설과 행안부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권 명문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2022.6.22/뉴스1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지휘부 책임론'이 제기된다. '친일파', '노비계약' 등 과격한 표현이 나올 만큼 비판의 수위도 높다.

경찰 인사 번복 논란을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문란'으로 규정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찰 수뇌부는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경찰 조직의 명운이 걸린 시기지만 승진에 민감하고 보수적인 조직 분위기에서 결단의 목소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한 일선 경찰관은 행안부 산하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자문위)가 발표한 경찰 통제 권고안에 반발하며 김창룡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한 비판 글을 경찰 내부망에 올렸다.

경찰 지휘부를 친일파에 비유하는 글도 있었다. 경찰직장협의회 회장을 지낸 A경감은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에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경찰의 리더들인 지휘부가 조용하다는 것"이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어떤 분은 조용하다 못해 행안부의 논리를 칭송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하긴 일제의 조선 통치에 적극적으로 도와 준 친일파들이 받은 엄청난 이익을 생각하면 칭송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경찰청장의 용퇴론도 언급됐다. A 경감은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 청장의 용기있는 퇴장은 남은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청장의 용퇴는 흔들리는 치안현장을, 강인하고 단단한 치안현장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김 청장의 임기는 다음달 24일까지다. 김 청장 전까지 2003년 경찰청장 임기제 도입 후 11명의 청장 중 임기 2년을 채운 이들은 민갑룡 전 청장 등 4명뿐이다.

자문위에 참여한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에 대한 비판글도 올라왔다. 우 청장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으로 재직할 당시 자문위에 유일한 경찰 측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우 청장은 자문위 논의가 한창인 지난달 24일 치안정감으로 승진했고 지난 9일 부산경찰청장으로 보직인사가 나면서 자문위 회의에 끝까지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번의 자문위 회의 중 3번은 참석하고 마지막 한 번은 참석하지 못하면서 경찰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승진을 댓가로 '침묵'을 택한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B 경찰관은 내부망에 글을 올려 "(우 청장은) 2년 만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며 "14만 경찰가족을 지자체의 노비로 팔아먹는 노비계약인 지자체경찰노비제(자치경찰일원화) 계약을 성사시킨 댓가로 승진한 모양새다. 우 청장은 행안부 자문위에 참석해 경찰국 신설을 반대했는지 찬성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경찰 고위직인 치안감 인사가 2시간 만에 번복되는 사태가 터지면서 경찰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대통령 재가가 나기 전에 인사를 발표하고 번복한 것을 두고 경찰청은 관례에 따랐다고 해명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하면서 책임자 규명이 불가피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아직 대통령 재가도 나지 않고 행안부에서 검토해서 대통령에게 의견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가 밖으로 유출되고 이것을 또 언론에 마치 인사가 번복된 것처럼 나간다는 자체는 아주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가 경찰 조직 장악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부침이 계속되고 있지만 경찰 지휘부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검찰이 김오수 검찰총장을 위시해 대검찰청 차장, 전국 고검장 등 수뇌부가 검수완박법 통과에 항의하며 총사퇴를 결단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검찰은 퇴직 이후 변호사 개업 등 다른 진로를 꾀할 수 있지만 경찰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때문에 검찰은 인사에서 후배 기수가 추월하면 선배 기수가 스스로 옷을 벗는 문화가 형성돼있지만 경찰은 승진을 못하더라도 계급 정년까지 봉직하는 게 자연스럽다.

경찰 관계자는 "승진·보직 인사에 민감한 고위직 경찰들 중에 누가 총대를 매고 조직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겠는가"며 "지휘부는 검찰처럼 똘똘 뭉쳐 의견 표명을 하지 못하고 정권에 따라 시류에 등 떠밀려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문위 권고안이 발표된 뒤 경찰청에서 태스크포스(TF) 구성해 행안부의 경찰 통제 추진과 대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 정부에 사실상 반기를 들어야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누가 구심점이 될 수 있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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