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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올랐는데 우리도…" 대학등록금도 '고물가 탓' 슬그머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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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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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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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인플레에 엎힌 대학등록금 인상론 (上)

[편집자주] 대학등록금 인상 문제가 인플레이션 압박과 맞물리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그간 강력한 규제로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막아왔다. 이로 인해 심각해진 재정난은 고스란히 대학들의 짐이 되고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대학들의 호소에 정부도 등록금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러자 이번엔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 윤곽을 드러낼 대학등록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대학등록금 인상 불지피는 고물가…규제 풀리면 내년 3.8%↑


"다 올랐는데 우리도…" 대학등록금도 '고물가 탓' 슬그머니 인상?
정부가 대학 등록금의 규제완화를 검토한다.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던 규제를 푸는 방향을 두고선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만 정부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등록금 인상 논의의 핵심 변수는 물가다.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는 등록금 인상 찬·반 논리에 모두 활용된다. 학부모들은 고물가 상황에서 등록금마저 오르면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은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등록금을 올리지 않는 건 사실상의 인하라고 주장한다. 물가가 '양날의 검'이 된 상황이다.

◇3년치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 인상 가능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이하 법정 상한)은 1.65%다. 2023년과 2024년 법정 상한은 정부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맞다는 전제로 각각 3.825%, 5.085% 수준까지 치솟는다. 법정 상한을 물가 상승률과 연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개정된 고등교육법은 '등록금의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교육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매년 연말 이듬해 법정 상한을 공고한다. 평균 물가 상승률은 직년 2~3년의 연간 물가 상승률과 직전 1년 1~11월의 물가상승률을 기하평균한다.

2020년과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각각 0.5%, 2.5%였다. 기획재정부는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4.7%, 3.0%로 제시했다. 따라서 내년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의 기준이 되는 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 상승률은 0.5%, 2.5%, 4.7%를 기하평균한 값인 2.55%다.

여기에 1.5배를 곱하면 내년 법정 상한은 3.825%가 된다. 물론 올해 물가 상승률은 1~11월까지만 계산하기 때문에 숫자가 달라질 수 있지만 큰 틀에선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4년 법정 상한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 상승률(3.39%)의 1.5배인 5.085%로 추산된다.
"다 올랐는데 우리도…" 대학등록금도 '고물가 탓' 슬그머니 인상?
◇국가장학금으로 인상 막아온 정부..규제완화 조만간 결정할 듯

법정 상한도 일종의 규제지만 더 큰 규제가 있다. 2012년부터 도입된 국가장학금 제도다. 정부는 2011년 9월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가장학금의 유형을 Ⅰ, Ⅱ로 나눴다. 정부는 국가장학금Ⅱ 유형의 지원 전제 조건으로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을 제시했다.

각 대학들은 국가장학금Ⅱ를 지원 받기 위해 등록금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규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지난 2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세미나에서 대학 등록금 규제 완화 의사를 내비친 건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푸는 걸로 해석되고 있다.

이 경우 교육부와 재정당국과의 협의가 불가피하다. 7월 둘째주(4~8일)로 예정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백정하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은 "등록금은 법적 테두리에서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에 대한 접근을 규제에서 지원·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역시 물가다. 2012년 국가장학금Ⅱ 규제가 시작된 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물가 상승률은 한번도 2%를 넘은 적이 없다. 당시에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풀었더라도 법정 상한이 높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황에선 등록금 인상률이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도 물가 상황과 연계한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29일 입장문을 내고 "등록금 인상은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정책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춘등투'부터 '반값'까지…정치에 휘둘린 대학등록금 규제史?



"다 올랐는데 우리도…" 대학등록금도 '고물가 탓' 슬그머니 인상?
2000년대 초중반까지 '춘등투'(春登鬪)라는 말이 있었다. 각 대학의 학생회는 치솟는 등록금에 맞서기 위해 '투쟁'에 나섰다. 봄학기마다 연례행사처럼 등록금 인상 반대 움직임이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총장실까지 점검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커지자 정치권도 나섰다. 그때부터 '반값 등록금'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정부는 '반값 등록금'과 맞물려 2009년 한국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고 본격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이 때 동록금 인상 상한제가 생겼다. 각 대학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각 대학에 등록금심의위원회도 신설됐다.

하지만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정부가 꺼낸 카드는 국가장학금 규제다. 정부는 2011년 9월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국가장학금을 활용한 실질등록금 부담 완화를 추진했다. 특히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014년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보면 2012년 671만4000원이던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은 2013년 668만4000원, 2014년 666만7000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후에도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사실상 대학들의 등록금이 동결된 이유다.

"다 올랐는데 우리도…" 대학등록금도 '고물가 탓' 슬그머니 인상?
올해를 기준으로 194개 일반·교육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76만3100원이다. 사립대학과 국·공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각각 752만3700원, 419만5700원으로 집계됐다. 194개 대학 중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대학은 180개다.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도 8개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6개에 머물렀다.

대학들은 줄곧 등록금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재정난이 심각하다는 논리였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23일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 발전을 위해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학 재정지원 평가(44.30%), 등록금(40.51%)이 꼽혔다.

교육부는 5~6월에 이미 대학 등록금 문제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했다. 아직 결론을 내리진 못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풀되 학생들의 실질적인 부담은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기재부에 국가장학금 지원총액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처 간 교통정리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 절차에 맞춰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9월 초에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국가장학금 예산을 예산안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 여부에 따른 방향성이 담겨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와 등록금 문제가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산안의 성격상 정치적 의사결정도 불가피하다.

특히 다음달 둘째주(4~8일) 중으로 예상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학재정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규제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 문제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건 없다"며 "7월 중에도 의견 수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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