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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1점짜리' 리뷰,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남기자의 체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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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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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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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맛 나", "테이블 끈적거려", "공기밥 반도 안 되는 양"이라며 '별점(★) 1점', 직접 다니며 검증해보니…가게 사장님들 "리뷰 보면 며칠 힘들어, 별점 없어졌으면"

[편집자주] 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시내를 다녀 봤습니다. 불편한 세상이 처음 펼쳐졌습니다. 직접 체험해 깨닫고 알리는 기획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입니다. 체험과 저널리즘(journalism)을 합친 말입니다. 사서 고생하는 맘으로 현장 곳곳을 누비겠습니다. 깊숙한 이면을 알리고, 그늘에 따뜻한 관심을 불어넣겠습니다.
ㄱ카페에 달린 누군가의 '별점 1점짜리' 리뷰. 그가 세상에서 가장 맛 없다고 말한 '자몽 에이드'를 직접 먹어보러, 7일 ㄱ카페에 와서 주문했다. 결과는 아래 기사에./사진=남형도 기자
ㄱ카페에 달린 누군가의 '별점 1점짜리' 리뷰. 그가 세상에서 가장 맛 없다고 말한 '자몽 에이드'를 직접 먹어보러, 7일 ㄱ카페에 와서 주문했다. 결과는 아래 기사에./사진=남형도 기자
'별점 1점짜리' 리뷰,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남기자의 체헐리즘]
"세상에서 제일 맛 없는 에이드. 자몽 에이드? 솔직히 편의점 1000원짜리 주스가 더 맛있음."(별점 1점)
"내 인생 최악의 타르트."(별점 1점)

ㄱ카페에 들어서며, 그들에게 달렸던 '별점 1점짜리' 리뷰 두 개를 떠올렸다. "어서오세요"하는, 두 직원의 친절한 인사가 이어졌다. 가게를 빙 둘러봤다. 내부 인테리어가 깔끔했다. 초록 초록한 식물이 곳곳에 놓여 눈이 편안해졌다. 중장년의 남자 사장님은 카페 여기저기를 다니며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지, 천장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이미 무척 시원해 땀방울이 기분 좋게 식고 있었다.

계산대 앞에 서자 단정하게 모자를 쓴, 중년의 여성 직원분이 내게 말했다. 천천히 주문해도 된다고. 그러나 내가 주문할 건 이미 정해져 있었다.

"주문하시겠어요?"(직원)
"자몽 에이드 하나랑, 에그타르트 하나 주세요."(기자)

그러니까, 내가 직접 먹어보고 '별점 1점짜리' 리뷰를 검증해볼 생각이었다.



'단골 떡볶이집' 리뷰를 우연히 봤다


8년간 다닌 동네 단골 가게의 즉석 떡볶이. 맛이란 건 별 수 없이 주관적이지만, 아무리 봐도 악의적인 것 같단 생각에 '리뷰'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사진=싹싹 다 비우고 볶음밥까지 다 비운 남형도 기자
8년간 다닌 동네 단골 가게의 즉석 떡볶이. 맛이란 건 별 수 없이 주관적이지만, 아무리 봐도 악의적인 것 같단 생각에 '리뷰'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사진=싹싹 다 비우고 볶음밥까지 다 비운 남형도 기자
이걸 기획한 건 단골 떡볶이집에서 우연히 본 리뷰 때문이었다. 그 떡볶이집은 내가 무려 8년간 다닌 곳이었다. 해물과 채소가 많이 들어가 국물이 개운했고, 매콤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았다.

사장님은 '자본주의 미소'를 장착하진 않았으나 속정(情)이 많은 분이었다. 뚜껑을 덮고 끓일 때 핸드폰을 보느라 여는 걸 깜빡하면, 조용히 와서 대신 열어주고는 했다. 실은 그만큼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자부심이 강했다. 그래서 코로나19로 힘들 때도 배달을 안 했다. 배달하면 그 맛이 안 난다며. 누구보다 잘 아는 그런 가게에, 누군가의 이런 리뷰가 달렸다.

'양념 자체가 단맛도 없고 떡도 질기고 쫄면도 너무 짧고 얇다. 태어나서 먹은 떡볶이 중에 제일 맛 없음.'(별점 1점)

맛은 주관적이란 걸 고려해도 그렇진 않은데. 단맛도 있고 떡도 절대 질기지 않은데. 쫄면도 짧고 얇지 않은데.

그때 문득 떠올랐다. 누군가의 리뷰만 보고 선택하지 않았었던 많은 가게가. '그게 틀릴 수 있겠구나, 왜 그리 쉽게 믿고 판단했을까', 그런 생각에 돌아보게 됐다.

그래서 7일 하루동안 직접 다니며 '별점 1점짜리' 리뷰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 가게가 내게도 같은 별점인지 알고 싶어서. 다닌 가게들은 평균 별점이 낮은 것도 아니고, 특정 기준이 없다. 단지 '별점 1점짜리' 리뷰가 있었던 가게들일 뿐이다. 그렇지만 혹여나 부정적 이미지가 0.01이라도 더해질 수 있어, 장소와 이름은 아예 익명으로 했다.



ㄱ카페의 자몽 에이드, 타르트


자몽 에이드를 천천히 마시고, 어떤지 글을 쓰고, 또 음미하고, 글을 신중히 적었다. 손글씨를 쓰듯 리뷰를 적었으면 하는 바람으로./사진=남형도 기자
자몽 에이드를 천천히 마시고, 어떤지 글을 쓰고, 또 음미하고, 글을 신중히 적었다. 손글씨를 쓰듯 리뷰를 적었으면 하는 바람으로./사진=남형도 기자
다시 서두에서 언급한 ㄱ카페 이야기. 잠시 뒤 주문했던 자몽 에이드와 에그타르트가 나왔다. "편의점 1000원짜리 주스보다 못하다"고 누군가 남겼던 그 자몽 에이드. 그리고 "인생 최악이었다"고 또 다른 누군가 써뒀던 타르트. 테이블에 늘 가지고 다니는, 작은 검정 노트와 검정 펜을 꺼냈다. 자세히 적어보기로 했다. 어떠한 편견 없이, 정말 안 좋은 맛이라면 그렇게 기록할 참이었다.

'후룩'하고 빨았는데 자몽 덩어리가 큼직하게 씹혔다. 자몽을 많이 갈아 넣은 티가 났다. 메뉴판을 뒤적여봤더니 '100% 착즙 주스'란 설명이 있었다. 살짝 달지만, 탄산 맛도 충분했고, 자몽 맛이 물씬 나서 상큼했다. 목으로 넘긴 뒤 입안에 맛이 남아 있을 만큼 충분히 진했다. 다시 한 모금 마시고 입으로 음미하는, 평소엔 잘 안 하던 행동을 반복했다. 내 결론은, 자몽 에이드는 맛있었다.

에그타르트도 한 입 먹었다. 동그란 겉 부분은 바삭하고, 가운데는 부드러웠다. 적당히 달고 담백했다. 포르투갈서 먹은 것만큼 촉촉하진 않지만, 국내 웬만한 곳에서 먹은 타르트 맛 정도와는 비슷했다. 내겐 괜찮은 맛이었다.

ㄱ카페 직원은 별점이나 리뷰를 본다고 했다. 그는 "안 좋은 게 쓰여 있거나 맛에 대한 평가가 있으면 저희끼리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손님 입장에서 불쾌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딱히 방법이 없긴 하다면서. 위에서 언급한 두 리뷰 만큼은 안 봤기를 바랐다.



ㄴ카페의 빵 디저트


ㄴ카페의 빵 디저트와 아메리카노./사진=남형도 기자
ㄴ카페의 빵 디저트와 아메리카노./사진=남형도 기자
"빵 디저트는 너무 인위적인 맛이 나고 크라O OO(파는 과자) 먹는 것 같았어요. 그냥 최악이에요. 아직도 속이 좋지 않아서 활명수 먹었습니다."(별점 1점)

"디저트가 오래된 맛이 나요."(별점 1점)

"커피는 너무 탄 맛이 강합니다."(별점 1점)

여름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져, ㄴ카페엔 비에 조금 젖은 채로 들어갔다. 내공이 있어 보이는, 단정하게 앞치마를 멘 남자 직원 분(셰프님)이 내게 인사를 건넸다. 유리로 된 진열장 안에는 예쁜 디저트들이 가득했다. 내부에선 계속 만들고 있는지, 고소한 빵 내음이 났다. 별점 1점짜리 리뷰에서 비난한, 빵 디저트와 커피를 시켰다.

빵 디저트가 나왔다. 맛을 보았다. 빵 안에 들어 있는 크림이 너무 달지 않고 깔끔하고 부드러웠다. 디저트 겉면의 빵은 바삭하고, 안쪽은 층층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어 씹는 식감이 좋았다. 자연스럽고 좋은 재료를 쓴 본연의 맛이 느껴졌다. 커피는 적당히 평범한 아메리카노의 맛이었다. 특별히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탄 맛이나 신맛 등 개성이 강한 커피 향은 나지 않았다. 균형이 잘 잡힌 맛이었다.

ㄴ카페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은 리뷰를 어쩌다 한 번씩 본단다. 그는 "안 좋은 글이 달리면 며칠은 좀 힘들고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이해한다"고 했다. 한 번은 배달 앱에서 ㄴ카페에 처음으로 '별점 1점'이 달렸다. 심지어 아무런 내용 없는 리뷰였다. 사장님은 홀로 궁금해했다. 왜 이렇게 다셨을까, 제품도 특별한 게 없고, 포장도 잘 되었는데. 평균 별점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이래서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싶었단다.

사장님은 "오래된 맛이 난다"는 리뷰도 이미 알고 있었다. 라즈베리 크림이 들어가는 빵 디저트여서 그렇다고. 오래된 것도 아니고, 아무 이상 없지만, 그 제품을 뺐다. 오해 소지가 있는 걸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단다.



ㄷ중식당의 마파두부밥


ㄷ중식당에서 시킨 마파두부밥. '공기밥 반 개'도 안 되어 보이는지 묻고 싶다./사진=남형도 기자
ㄷ중식당에서 시킨 마파두부밥. '공기밥 반 개'도 안 되어 보이는지 묻고 싶다./사진=남형도 기자
ㄷ중식당에 달린 '별점 1점' 리뷰는 이런 내용이었다.

"정말 테이블이 엄청 끈적 거린다. 식기 위생도 별로다."(별점 1점)
"마파두부밥을 시켰는데 밥의 양이, 공기밥 반 개도 안 되는 양이 나왔다."(별점 1점)

불친절하단 이야기도 있었으나, 계산대의 사장님과 내가 마주한 두 분의 직원은 모두 친절했다. 음식 수레를 분주히 끌고 다니며 "네", "지금 갑니다"를 크게 외쳤다. 자리에 앉자마자 먼저 확인할 게 있었다. 테이블이 끈적거린다는 리뷰였다.

나무 테이블이었는데, 확인해보니 가운데 정사각형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났다. 그런데 자세히 만져보니 끈적거리듯 느껴질 수 있었으나, 그 소재의 감촉이 그냥 그런 거였다. 직원분이 테이블을 깨끗하게 닦는 걸 본 뒤 그 테이블을 만져봐도 비슷했고, 심지어 내가 물을 묻혀 직접 벅벅 닦아보기도 했다. 반들반들하지 않은 무광 소재여서 그런 거였다. 청결과는 무관했다.

주문했던 마파두부밥도 금방 나왔다. 오른편엔 마파두부가, 왼편엔 밥이 놓여 있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공기밥 반 개도 안 되는 양은 절대 아녔다. 그땐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그 손님이 남긴 기록을 지금 보는 이들은, 밥이 그렇게 적을 거라 여길 확률이 높았다. 맛도 괜찮았고, 마파두부도 넉넉한 편이었으며, 계란 장국도 정갈했다.

ㄷ중식당 사장님은 "리뷰를 보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본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배달도 예전엔 했으나, 언어 폭력에 많이 시달린 뒤 그냥 포기했단다. 사장님의 '별점 1점 안 받기' 노하우는 "그냥 다 해준다"였다. 그러고 보니 그는 나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지나가는 손님 하나 놓치지 않고, "감사합니다", "어서오세요"를 반복해서 외쳤다.



ㄹ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ㄹ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사진=남형도 기자
ㄹ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사진=남형도 기자
끝으로 향한 곳은 ㄹ카페였다. 여긴 특정 포털 사이트 리뷰 페이지에서, '별점 1점 테러'를 줄줄이 받은 곳이었다.

"불친절하고 음료 맛도 별로, 별 한 개도 아까움."(별점 1점)
"카페, 분위기, 맛 다 그냥 그래요."(별점 2점)
"ㅋㅋㅋㅋㅋ"(별점 1점)

'친절도'부터 이야기하면, ㄹ카페 사장님은 외려 힘을 준다고 느낄 정도로, 무척 친절했다. 원두 종류를 골라 달라 하고, 매장에서 마실지, 영수증을 챙길지 등을 상냥하게 물었다.

가게 안은 청결했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깔끔했다. 붉은 벽돌이 들어간 디자인과 곳곳에 놓여 잘 자라는 식물 덕분에, 흐린 날씨에도 안온해졌다. 천정에서 쏟아지는 에어컨 바람에 습한 날씨에 눅눅했던 몸이 가벼워졌다. 라우브(Lauv)의 비 내리는 파리(Paris in the rain) 음악이 흘러나왔다. 분위기도 괜찮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서 나왔는데, 내 기준엔 상당히 맛있었다. 아메리카노는 정말 많이 마시러 다니는데, 괜찮은 편에 속했다. 첫맛은 청량하니 깔끔하고, 뒷맛은 적당히 진해서 입안에 꽤 오래 남았다. '별점 1점짜리' 리뷰를 받을만한 카페는 아녔다.

ㄹ카페 사장님도 "솔직히 리뷰 같은 걸 잘 안 본다"고 했다. 한 번은 일이 좀 밀려 있어 손님에게 "메뉴를 고르고 말씀해주세요"라고 했는데, 자길 안 기다려주고 등을 돌렸다며 별점 테러를 했단다.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서비스해야 괜찮은 걸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사장님은 "별점이란 게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런 그에게 커피 잘 마셨다고, 여긴 분위기도 좋고 매장도 깔끔하다고, 피드백을 주었다. 사장님은 "감사하다"며 웃었다.



'별점 리뷰' 직접 검증해보니…"그 리뷰, 틀릴 수도 있다고"



ㄹ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 뒤 리뷰를 남겼다. 그 공간은 편안하고 좋았다. 커피도 맛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ㄹ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 뒤 리뷰를 남겼다. 그 공간은 편안하고 좋았다. 커피도 맛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가게 네 곳을 다니며 확인해보고 싶었던 건, 단순히 '별점 1점짜리' 리뷰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녔다. 그 손님에겐 정말 안 좋은 경험이었을 수 있으니까. 때론 정말 불친절하거나 위생이 엉망이거나, 맛의 기본조차 안 된 가게도 있다는 걸. 손님으로서 나도 경험해 봤으니까.

다만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 누군가 주관적으로 별점 1점을 준 가게가, 내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단 것. 1점이 아니라 5점일 수도 있단 것. 그러니 단순히 평균 별점 같은 수치나 안 좋은 리뷰를 보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단 것도.
악의적으로 별점 1점을 받았다며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올라온 사례. 닉네임을 적어야 서비스를 준다고 했는데, 안 적어놓고 사장을 탓하고 별점 1점을 줬단다./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악의적으로 별점 1점을 받았다며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올라온 사례. 닉네임을 적어야 서비스를 준다고 했는데, 안 적어놓고 사장을 탓하고 별점 1점을 줬단다./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상상해보았다. 매일의 삶이 수치화돼 평가받는단 기분이 어떤 것일지. 예컨대, 내 기사 하나하나에 별점이 1점부터 5점까지 매겨지고, 평균 별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내 기사가 덜 보여지거나 월급이 깎인다면 말이다. 그 스트레스가 어떤 것일지. 지난해 6월, 한 손님은 배달앱으로 주문한 뒤 "새우튀김 한 개를 환불해달라"며 계속 항의하고 압박했다. 끝내 환불받고도 '별점 1점'과 함께 악성 리뷰를 남겼다. 50대 사장님은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다.
'별점 1점짜리' 리뷰,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남기자의 체헐리즘]
'별점 테러와 악의적인 리뷰'를 해결할 방법이 묘연하다. 배달 앱은 나름의 방지책을 세웠지만 소용없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같은 자영업자 카페엔 '억울한 별점 1점'에 대한 하소연이 매일 같이 쏟아진다. "닭강정 먹고 식중독 걸렸다고 별점 1점 받았어요", "맛있어서 3점이래요", "이유도 안 쓰여있고 1점", "리뷰 이벤트 신청 안 해놓고 콜라 안 줬다고 1점", "닉네임 적어야 서비스 나가는데 안 줬다고 1점" 등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가게의 별점 리뷰를 없앴지만, 여전히 평균 별점이 있는 포털 사이트들이 있다. 심지어 내가 이용하지 않은 가게도 별점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다. 이걸 얼마만큼 믿고 이용할 수 있을지.
한 포털 사이트의 '별점 리뷰' 작성 화면. 난 이 가게에 가지 않았음에도, 별점 후기를 쓸 수 있었다./사진=포털사이트 캡쳐 화면.
한 포털 사이트의 '별점 리뷰' 작성 화면. 난 이 가게에 가지 않았음에도, 별점 후기를 쓸 수 있었다./사진=포털사이트 캡쳐 화면.
별점 문제는 비단 자영업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책, 영화, 음악, 온라인 쇼핑몰 판매 물건 등도 별점이 다 매겨진다. 영화업계에서 온라인 마케터로 일했다던 ㅁ씨는 "페미 영화라며 보지도 않고 0~1점 별점을 매기고, 개봉 초기에, '지금 평점이 9점이니 낮추기 위해 0~1점을 주겠다'는 리뷰도 있었다""혹평도 관객일 때 달게 받는 거지, 안 보고 악의적인 리뷰를 남길 땐 정말 무력감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조금만 고민해서, 천천히 또 신중하게


ㄷ중식당에 걸린 가족 사진. 그 가족의 역사가 다 담겨 있는 가게다./사진=남형도 기자
ㄷ중식당에 걸린 가족 사진. 그 가족의 역사가 다 담겨 있는 가게다./사진=남형도 기자
별점과 리뷰를 다 없애고 '재주문율'로 평가하잔 대안 제시도 계속해서 나온다. 좋으면 알아서 다시 이용할테니까. 하지만, 소비자 눈높이에서의 보다 상세한 후기를 볼 수 없어, 권리가 침해될 거란 반론도 있다. "리뷰나 별점이 없었던 옛날에도, 안 되는 가게는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나. 그냥 다 없애자"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그러나 이미 그때로 돌아가긴 쉽지 않다. 지금 여기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할 게다.

끝으로 네 가게에 오래 머물며, 자세히 바라보며, 알게 된 것들을 남기고 싶다.

ㄹ카페 사장님이 메뉴판 앞에서 무언가를 몰두해서 했다. 뭘 저렇게 열심히 하나 봤더니, 손님이 볼 메뉴판이 살짝 비뚤게 붙어 있어서(티도 안 날 정도였다), 그걸 반듯하게 다시 붙이는 거였다. 마실 물은 조금만 줄어도 다시 가득 채워놓았고, 쿠키의 방향도 예쁜 쪽이 보이도록 이리저리 방향을 돌렸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 보이는 거였다.

ㄷ중식당 사장님의 가게 이름엔 '꽃과 정원'이란 뜻이 담겨 있었다. 할아버지 때부터 중식당을 해왔고, 사장님도 어느덧 장사 경력이 27년이 됐단다. 계산하는 그의 뒤쪽엔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와 가족들의 흑백 사진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이 가게는 다름 아닌, 그의 역사였다.
3일을 땀흘려야 만들 수 있는 디저트라고.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번만 더 생각해서 신중하면 좋을 것 같다고./사진=남형도 기자
3일을 땀흘려야 만들 수 있는 디저트라고.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번만 더 생각해서 신중하면 좋을 것 같다고./사진=남형도 기자
ㄴ카페 사장님에겐 우연히 빵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을 들을 수 있었다. 밀가루에 버터와 물을 넣고 반죽해서 냉장고에 하루 숙성한다. 다음날, 그걸 기계에다 죽죽 얇게 펴주고, 또 접어서 펴주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시 접어서 펴주고, 5번 반복해서 냉동고에 또 넣는다. 하루 뒤 재단해서 오븐에 50~60분을 굽고, 식은 뒤 다시 크림을 채우면 완성이라고.

그날 10분 만에 다 먹은 빵 디저트가, 누군가는 3일이나 걸려 만드는 것인지 차마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니 부디 조금만 더 고민해서, 차분하게 생각한 뒤 천천히, 그러고도 또 신중하게 후기를 남기면 어떨까 싶다. 누군가에겐 이렇듯 매일 정성을 쏟는, 둘도 없이 소중한 가게일 수 있으므로.
ㄴ카페 사장님이 보여준, 고마운 손님의 리뷰./사진=남형도 기자
ㄴ카페 사장님이 보여준, 고마운 손님의 리뷰./사진=남형도 기자
에필로그(epilogue).

ㄴ카페 사장님에게 물었다. 혹시 좋은 리뷰 중에선 기억나는 건 없었느냐고. 그가 고민하더니 멋쩍게 웃었다. 나쁜 글은 오래 남는데, 좋은 건 오히려 잘 기억이 안 난다며.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 게 있다며 내게 리뷰 하나를 보여줬다. 이렇게 쓰여 있었다.

'여기를 왜 이제 알았을까요? 재료 고민 많이 하시고 신경 써서 만든 게 느껴지는 디저트에요. 입이 짧아서 금방 질리는데, 다 먹고 아쉬울 정도로 맛있었어요.'

궁금해서 그에게 물었다. 그 많은 손님의 글 중 이게 왜 좋았느냐고.

"'재료 고민 많이 하시고 신경 써서 만든 게 느껴지는', 그 부분 때문에요."(사장님)
"아, '맛있었다'가 아니고요?"(기자)
"네, 만들 때 진짜 재료 고민을 많이 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이 맛을 낼까 하고요."(사장님)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그걸 손님이 알아주셔서요. 그런 분들이 없거든요. 그게 정말 고맙더라고요."(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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