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 '영양제 혼합 포장' 2년 연장됐지만..."법제화 필요"

여러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나누어 섞어 담아 포장·판매하는 소분 사업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행된 지 만 2년이 지났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관련 법이 개정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업체들은 유효기간 연장 신청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연장은 1회만 가능해 연장기간(2년) 동안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건기식 소분 사업이 무산될 위험이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풀무원은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건기식 소분 사업 유효기간을 연장했다. 풀무원은 2020년 소분 시범사업 허용 이후 가장 먼저(당해 6월30일) 사업을 시작했다. 건기식 소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16개 업체는 사업 시작일이 달라 연장 신청 시기도 제각각이다. 현재까지 풀무원 1개 업체가 연장을 승인 받았고, 오는 12월까지 암웨이, 모노랩스 등이 신청할 예정이다. 신청기업은 사업 종료 60일 이전까지 연장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이사항이 없다면 1회(2년) 연장을 받는다.

건기식 소분 서비스는 20~30대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떠오르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454억원으로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5년 전 대비 20% 급성장한 수치다. 코로나19(COVID-19)로 건기식 수요가 느는 한편 온라인 판매 비중도 커졌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건기식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섭취·휴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 건강분석을 전제로 소분 사업을 일시 허용했다.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건강, 영양 상담을 받은 뒤 보통 월 단위로 제품을 배송받는다. 소분 판매는 개봉 시 품질변화가 거의 없는 6개 제형으로 제한된다. △정제 △캡슐 △환 △편상 △바 △젤리다. 위생적으로 소분·포장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춘 기업만 사업이 가능하다. 소분 포장한 제품에는 일일섭취량, 섭취방법 및 유통기한 등을 표시해야 한다.


건기식 시장 성장에 소분 사업에도 대기업 및 스타트업들은 대거 진출한 상태다. 현재 건기식 소분 사업에 앞선 곳은 풀무원의 '퍼펙', 암웨이의 '마이팩바이뉴트리라이트(마이팩)', 모노랩스의 'IAM(아이엠)' 등이다. 오프라인 상담의 경우 풀무원은 올가홀푸드 매장에서, 암웨이는 ABC(암웨이 브랜드 센터), 모노랩스는 이마트 성수, 용산, 죽전 매장 3곳에서 진행한다. 이마트는 모노랩스 시리즈 A에 투자해 사업 초기부터 협력 관계를 이뤘다.

이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월간문앞', 코스맥스엔비티의 '뉴트리미 마이팩' 등이 있다. 최근에는 CJ웰케어가 알팩과 협업해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올해 안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CJ웰케어는 건기식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CJ제일제당에서 분사돼 설립됐다.

이렇게 높아지는 관심에 발맞춰 지난 4월에는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에서는 '기능성식품소분업'을 신설해 법제화 했다. 개정안은 그러나 기능성표시식품을 건강기능식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 받도록 해 식품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식약처는 아직 미온적인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있으며 법제화를 위해 구체적인 관리 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 일정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 한 건기식 관계자는 "영양 상담 등 사업에 필요한 요건들을 모두 갖춰 법개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2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법제화로 정식 사업이 가능해진다면 보다 적극적인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