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로배달'서 빠진 NHN페이코, 직장인 배달앱 노린다

2020년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식/사진=뉴스1

공공 배달앱 사업에 적극 참여해온 NHN (22,900원 ▼100 -0.43%)페이코가 최근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에서 빠졌다. 서울시 제로배달이 주춤한 가운데, 페이코 오더를 일반 배달앱에서 직장인 전용 배달앱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이달 초 서울시와 제로배달 유니온 업무협력 관계를 종료했다. 2020년 6월 서울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2년 만이다. NHN페이코는 모바일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페이코 오더'로 제로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NHN페이코는 경기도 '배달특급'도 구축하는 등 공공배달 사업에 의욕을 나타내왔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2%의 저렴한 중개수수료로 소상공인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 결제로 이용자를 끌어들인다는 복안이었으나,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때 17개 이던 참여사도 NHN페이코가 빠지면서 11개로 줄었다. 이마저도 구글플레이에서 검색이 안 되거나, 다운로드 수가 1000회 수준에 그치는 앱도 있다.
"'페이코 오더'로 주문하고 '식권'으로 결제"

페이코 오더. /사진=NHN페이코

제로배달 부진 속 NHN페이코는 페이코 오더를 개편키로 했다.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배달앱이 아닌 직장인 전용 배달앱으로 성격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배달앱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진 만큼 제3의 길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페이코 오더 계약 가맹점은 12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 1번 이상 주문이 이뤄진 론칭 가맹점은 6만2000개에 그친다. 2020년 3월 기준 배달앱 이용 음식점은 약 35만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배달앱 입점 음식점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페이코 오더 가맹점 확보율은 다른 배달앱 대비 열세인 셈이다.

반면 배달범위를 오피스 지구로 좁히면 NHN페이코 경쟁력이 배가된다. 자체 기업복지 솔루션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이는 임직원들이 페이코 앱으로 식권·상품권·복지포인트 등을 지급받아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솔루션으로 국내 1500개 기업이 도입했다. 페이코 오더와 결합 시 하나의 앱에서 음식 주문·결제·배달·픽업 등이 한 번에 가능해진다.


실제 넷마블 사내 카페 'ㅋㅋ다방'은 페이코 식권·오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출근길이나 사무실에서 페이코 오더로 음료를 주문하고 식권으로 결제하면 카페에서 기다리지 않고 음료를 픽업할 수 있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에 힘입어 1분기 페이코 오더 거래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기업복지 솔루션 시장을 선점한 만큼 페이코 오더와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페이코 오더 가맹점 라인업에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 소비자들도 페이코 오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