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헤어질결심…'27년 韓영화 지원' 이미경 CJ부회장 에미상 수상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사진)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미국 국제TV예술과학아카데미(IATAS·The International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는 19일(현지시각) 이 부회장을 '2022년 국제 에미상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올해로 50번째를 맞이하는 국제 에미상 공로상은 전 세계적으로 방송산업 부문에서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단체나 개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이 부회장은 한류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1995년 미국 영화 제작사 드림웍스 투자를 시작으로 한국 대중문화 산업화와 글로벌화를 이끄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단 평가다.

브루스 파이스너 IATAS 회장은 "이 부회장은 25년 이상 한류를 이끌어 온 선봉장으로서 탁월한 비즈니스 통찰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리더"라며 "K콘텐츠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된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을 통해 전 세계는 한국 문화와 미디어 산업에 대한 이 부회장의 헌신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영화계에서 '미키 리'로 불리는 이 부회장은 한국 영화시장 르네상스를 이끈 주역으로 통한다.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뛰어든 CJ (122,000원 ▼500 -0.41%)그룹이 27년간 2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배경엔 이 부회장의 뚝심이 있었다. 특히 '설국열차'와 '기생충' 등 한국 영화의 글로벌 진출 변곡점마다 그의 역할이 컸단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영향력은 2019년 빛을 발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다. 기생충 제작에 책임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미국 엔터테인먼트업계 네트워크를 동원해 세일즈에 나서는 등 장외전을 펼치며 한국 영화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최근엔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박찬욱)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과 남우주연상(송강호)을 받은 '브로커'의 '제작 총괄(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하며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 부회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헐리우드 등 글로벌 영화계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20년부터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줄리아 로버츠, 틸다 스윈튼 등과 함께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이 영화 발전에 기여한 프로듀서에게 수여하는 '필러 어워드'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