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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갇혀 4시간 출퇴근·30만원 숙박…"출근 말고 재택근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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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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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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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선정 인턴 디자인기자
/사진 = 윤선정 인턴 디자인기자
기업들이 10일까지 수도권에 500㎜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자 발빠르게 유연근무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 주요 도로가 침수되면서 출퇴근 시간이 늘고 직장가 일대의 숙박비가 치솟았지만 재택근무와 출근시간 조정으로 예상보다 혼란이 적었다. 업계는 코로나19에 이어 유연근무제의 효율성이 다시 입증됐다면서 시행 기업이 점차 늘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호우로 출퇴근에 지장을 빚자 유연근무제 적극 활용을 권고했다. 이날 오전까지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서울 내 주요도로 19곳이 침수로 통제되고 지하철 9호선도 일부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지하철·버스 집중 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했으나 출퇴근시간이 2~3배 이상 늘면서 호우의 주 피해 지역인 강남 일대 숙박비가 1박에 5만원에서 30만원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폭우 피해가 가장 심한 9일 아침 사내 메신저를 통해 "폭우로 출근이 제한되는 수도권 지역 임직원들은 무리하게 출근하지 말고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해달라"는 긴급 공지를 전달했다.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자율출퇴근제도 적극 활용 주문이 떨어졌다. 직원들은 1주 40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으며, 40시간을 채우지 못해도 다음 주에 보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폭우가 내리기 전날부터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현대차 본사는 폭우가 집중됐던 서초구 양재동에 본사가 있다. SK그룹도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재택근무와 출근 자제를 권고했다. SK하이닉스는 근무시간 효율화를 위해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LG그룹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의 재량에 따라 거점 오피스 근무를 장려하고 출근시간 조정에 나섰다. 통근버스에 탑승했다면 근무 시간보다 늦더라도 지각 처리도 면제하며, 재택근무 역시 적극 권고한다. 그룹 관계자는 "여름이 되면서 정수기 내 얼음이 모자랐는데 재택근무 인원이 늘면서 얼음이 남았을 정도"라며 "차량 침수 등 수해를 입은 구성원들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기업이 수해 조짐에 곧바로 재택·유연근무에 돌입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연근무제의 생산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간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유연근무제가 디커플링(제도가 확립됐지만 실제 사용이 미미한 현상)이 심각했으나, 주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거부감이 낮아졌다는 목소리다. 재택근무가 오히려 성과 평가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재택근무 인력 숫자가 늘면서 직원 만족도가 오른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한국노동연구원은 62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 도입 이후 생산성이 늘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45.5%로, 부정적인 응답(5.1%)의 9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재택근무를 한 근로자는 114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9만5000명)보다 12배나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호우로 인한 국가재난 상황에도 유연근무제 등 '뉴노멀'(새로운 표준) 근무형태가 차질 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직원 만족도가 높아지면 인력 유출을 방지할 수 있고 업무 효율성이 증대되기 때문에 유연근무제 시행 비율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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