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국민연금도 휘청…상반기 수익률 -8% '최악 손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연금 서울남부지역본부 모습. 2016.12.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민연금 기금 상반기 운용 수익률이 -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긴축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금융 시장 악화 탓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882조 7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수익률은 -8.00%다.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국내주식 -19.58% △해외주식 -12.59% △국내채권 -5.80% △해외채권 -1.55%로 대부분의 자산이 하락했다. 대체투자 부문만 유일하게 7.25%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주식과 채권에서 모두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처음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글로벌 주식·채권의 동반 약세로 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통화 긴축에 공격적으로 나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문제가 심화된 배경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으로 국민연금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 수익률 하락을 일부 만회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해외 연기금의 운용수익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다. 노르웨이 GPFG -14.4%, 네덜란드 ABP -11.9%, 캐나다 CPPIB -7.0%, 미국 CalPERS -11.3%, 일본 GPIF -3.0% 등이다.

2분기(4∼6월)와 비교해 8월에는 주식시장 변동 폭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이 둔화해 수익률이 -4%(잠정)로 회복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험관리에 힘쓰겠다"며 "경기 회복기 성과 제고를 위한 투자 기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은 2021년 기준 10.77%이며 3년(2019∼2021년) 평균은 10.57%, 설립 이후(1988∼2021년)는 6.7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