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전 특화 e커머스? 결국 종합몰로 간다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인 가전제품 /사진=마켓컬리

특정 카테고리에 강점을 가진 e커머스의 종착지가 종합몰로 수렴되고 있다. 식품, 가전에 특화된 e커머스가 오픈마켓화해 종합몰로 바뀌는 것이다. e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사업을 다각화해 온라인 시장 수요를 넓히고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오픈마켓 형태의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 마켓컬리는 100% 직매입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으나 이용약관을 개정하고 이달부터 오픈마켓 형태의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를 시작했다.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는 국내 오픈마켓과는 다른 선별(큐레이티드) 방식의 서비스다. 상품 검증·운영은 컬리가 맡고 물류센터 보관·배송은 제조사가 담당한다. 비식품군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상품 검증 절차가 포함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숙박, 티켓, 가전 등을 판다.


마켓컬리는 앞서 지난 7월 '뷰티컬리'를 별도 카테고리화한 코너도 개설했다. 상품 특징에 따라 세분화한 뷰티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독립된 뷰티몰과 같이 구성했는데 마켓컬리에 접속해 상단의 별도 탭을 클릭하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컬리가 이렇게 하는 건 오픈마켓 진출을 통해 상품경쟁력을 확대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에서다. 고객들이 식품 뿐만 아니라 패션, 잡화, 생필품 등 여러 것들을 한번에 구매하길 원하는 것을 반영했다. 컬리는 현재 3분의 1 수준인 비식품 영역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픈마켓은 직매입과 달리 재고 관리·처리 등에 비용이 들지 않고 수수료만 받으면 되는 구조여서 수익성을 개선하기에 유리하다. 컬리는 IPO(기업공개)를 앞둔 만큼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 외형 확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e커머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앞서 이마트를 보유해 식품에 특화된 e커머스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도 지난해 오픈마켓을 도입했다.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식품몰 '투홈'도 오픈마켓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투홈은 최근 홈페이지에 '브랜드 직송관(판매자 배송)'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판매 품목은 △신선식품 △주방·생활가전 △건강기능식품 △전통주·와인 △리빙 등으로 다양하다.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의 식품 카테고리./사진=롯데하이마트

식품을 기반으로 한 e커머스 뿐만 아니라 가전을 주력으로 가졌던 가전양판점의 온라인몰 역시 종합몰로 변신을 꾀한다.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은 골프, 도서, 문구 등을 비롯해 캔 햄 등 추석 선물을 판매한다. 전자랜드 온라인몰 역시 반려동물용품, 생활용품, 가구, 완구, 골프용품, 캠핑용품 등을 판다. 동시에 '선한 과일' 서비스도 운영한다. 가락시장 과일 경매사가 고른 국내 상위 10%의 우량 과일을 판매한다는 콘셉트로, 고객이 주문시 과일 전용 냉장 배송 차량으로 익일배송된다. 두 업체는 모두 자체 온라인몰을 종합몰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식품 전문 e커머스는 30~40대 여성 타깃 고객층이 좋아하는 상품을 추천해 판매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고, 가전 전문 e커머스는 가구까지 판매하면 30대 신혼부부 타깃 고객층의 혼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며 "e커머스의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결국 버티컬플랫폼들의 종합몰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