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거리두기 없는' 추석, 빈집털이 조심하세요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추석 명절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지 않는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3년만이다. 귀성객 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빈집을 노린 절도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택배와 계량기를 확인해 빈집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 18일~22일)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81건으로 예년보다 4.9% 감소했다. 5대 범죄는 살인·강도·성폭력·절도·폭력 범죄다. 이 가운데 절도 범죄가 하루 평균 26.2건에서 22.5건으로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 당국이 이동 자제를 권고한 것을 범죄가 줄어든 원인으로 봤다. 사람들의 이동량이 많을수록 범죄 발생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이동과 활동량이 줄면서 범죄 신고와 발생 건수도 줄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보안기업 에스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추석 연휴에 빈집과 쉬는 매장을 노린 절도 범죄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상점을 노린 절도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침입 범죄는 전년 대비 72% 넘게 감소했지만, 상점 대상 절도 범죄는 늘었다.

에스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어난 절도 범죄의 79%가량이 상점을 노린 사건이었다. 업종별로는 △약국 △의류 판매점 △커피 전문점 등 일반 점포가 전체의 3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금 보유액이 많은 △음식점(21.7%) △무인매장(7.5%) △귀금속점(7.5%) △사무실(6.6%) △마트(4.7%) 가 뒤를 이었다.


침입 시도의 80%가 사람이 적은 심야 시간대인 오전 0시부터 6시에 이뤄졌다. 특히 어둡고 인적이 드문 오전 3시에서 4시에서 범죄 시도가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오후 6시~12시(9.0%) △오후 6~12시(9.0%) △낮 12시~오후 6시(2.2%) 순으로 침입 시도 건수가 많았다.

절도범들의 주요 침입 경로는 출입문(30.3%)과 보조 출입문(30.3%)이었다. 그 다음으로 창문(24.7%)이 뒤를 이었다. 침입 방법은 잠그지 않은 출입문이나 창문을 통해 침입하는 경우가 39%로 가장 많았다. 피해 물품은 현금(74%)에 집중됐다.

에스원에 따르면 과거 절도범들은 인기척을 통해 빈집을 체크했지만, 최근에는 계량기 수치를 확인하며 빈집을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량기 수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집을 빈집으로 특정하고 범행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또 현관 앞에 택배가 쌓여있거나 무인택배함에 장기 보관 표시가 들어온 집을 노리기도 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절도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출발 전 무인택배함을 반드시 비워야 한다"며 "보통 무인택배함은 물건 보관 후 48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LCD 화면에 '장기보관'이라는 메시지를 표시하기 때문에 부재중에 택배가 온다면 무인택배함 대신 경비실 또는 믿을 만한 이웃에 보관을 부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추석 연휴를 맞아 특별방범 활동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경남·부산 등 각 시·도경찰청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2일까지 2주 동안 추석 명절 종합치안 대책을 추진한다. 경찰은 추석 연휴 기간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안전한 치안 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석마다 특별방범 활동에 들어가긴 하지만 범죄가 가장 적게 일어나는 때가 명절 때이기도 하다"며 "다만 가족끼리 오랜만에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싸우는 가정폭력 사건 등의 경우에는 숫자가 늘지는 않아도 범죄의 강도가 세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