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5실점 하루 만에 극복... NEW 마무리, 두 번 실패는 없었다 [★부산]

SSG 김원형 감독(왼쪽)과 문승원.

전날 경기 충격의 역전패, 그리고 거짓말같이 또 구원 찬스가 왔다. SSG 랜더스의 2022시즌 3번째 마무리 문승원(33)이 악몽을 떨쳐내고 세이브를 따냈다.

SSG는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앞서 13일 경기에서 SSG는 8-9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 8-4로 앞서고 있었으나 마무리투수 문승원이 9회말에만 5점을 내주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투구 내용도 좋지 못했다. 등판하자마자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문승원은 잭 렉스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한 점 차로 쫓겼다. 이어 이대호와 전준우의 연속 안타, 추재현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상황을 맞이한 그는 안치홍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4점의 리드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문)승원이가 컨디션이 안 좋아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어제 경기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블론세이브는 있을 수 있지만, 어제는 승원이가 9회 4점을 내준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문승원에 대한 믿음을 주기로 했다. "제일 상처를 받은 건 승원이다. 마음을 좀 더 독하게 다잡았으면 한다"고 밝힌 그는 "오늘(14일)도 나갈 수 있는 상황이면 또 나간다"며 등판을 예고했다.

믿음대로 SSG는 8회부터 문승원에게 워밍업을 시켰다. 등판을 예고한 것이다. 팀이 4회 김민식의 2타점 2루타와 오준혁의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냈고, 선발 숀 모리만도가 8회 2아웃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며 문승원에게 세이브 기회가 주어졌다.

절치부심한 문승원은 전날과는 완전히 달라진 공을 보여줬다.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던 안치홍을 공 3개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그는 지시완도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롯데는 렉스를 대타로 내세웠지만 문승원은 직구만 5개를 연달아 던지는 베짱 피칭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깔끔한 삼자범퇴 세이브였다.

SSG 문승원.

사령탑도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무엇보다도 오늘 승원이가 투지 있는 모습으로 경기를 깔끔하게 잘 마무리했다"며 승리의 공을 문승원에게 돌렸다.

지난해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후 올 시즌 돌아온 문승원은 구원투수로 전업해 경기 후반을 책임지고 있다. 9월부터는 김택형과 서진용을 이은 SSG의 올해 3번째 클로저로 낙점됐다. 비록 전날 충격의 역전패를 허용했지만, 문승원은 한 경기만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문승원의 호투 속에 SSG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80승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80승에 선착한 17팀 중 16팀(94.1%)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SSG는 우승을 못 했던 유일한 팀인 3년 전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떨치기 위해 나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승원의 분발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