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삼겹살'·'9800원 양장피', 더 뜨거워지는 마트 가격 경쟁

가공식품, 외식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마트의 가격할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반값 치킨'에서 시작된 저렴한 외식메뉴 출시와 잇따른 최저가 보상제 도입으로 물가에 대한 걱정이 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매출도 모처럼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는 '가성비' 델리 상품으로 '샌드위치' 2종을 2000원 할인한 3800원에 판매한다고 28일 밝혔다. 올 들어 샌드위치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40% 늘어나는 등 간편하고 건강한 한끼 식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반값 탕수육', '반값 깐쇼새우'에 이어 '더 푸짐해진 양장피'를 선보인다. 가성비 중식시리즈 3번째 메뉴로 롯데마트 회원의 경우 9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앞서 출시한 탕수육과 깐쇼새우는 각각 3만6000팩, 2만3000팩씩 팔렸다.

이마트는 주요 식자재인 과일, 육류 할인 행사에 나선다. 다음 달 1일부터 연휴 기간에 '과일데이', '한돈데이'를 열고 품목별로 최대 50% 할인해 판매한다. 샤인머스캣, 키위, 햇사과, 바나나 등 수요가 많은 과일이 대상이다. 또 삼겹살, 목살을 각각 정상가 대비 40% 할인된 100g당 168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연다. 이마트는 농협, 지방자치단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협업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당치킨'으로 반값 외식메뉴 붐을 촉발한 홈플러스는 '최저가보상제'를 들고 나왔다. 1000여개 제품 중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보다 비싸게 판매한 상품이 있으면 차액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객을 대신해 마트 3사의 주요 상품 가격을 비교·검색해 최저가 수준으로 상품을 제공해 고객이 물가 고민 없이 안심하고 장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이마트가 도입한 최저가 판매정책에 정면 대응하는 셈이다. 이마트는 고객들이 자주 찾는 40여개 필수 제품을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는 '가격의 끝'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마트업계가 '최저가보상제'를 도입한 것은 고물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가성비 소비트렌드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최저가 보상제는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고물가 시대에 효과적인데 비해 비용은 크게 들지 않는다. 주요 대상인 가공식품, 신선식품, 생필품 등은 마트별로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차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성비 소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 발길도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마트 3사 매출은 전년대비 9.9% 늘었다. 산업부는 구매 건수가 4.1% 늘어나는 등 대형마트 방문객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추석이 앞당겨지며 선물 수요 증가와 '반값' '최저가' 열풍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9월 들어서도 매출성장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부터 9월 18일까지 상위 10개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2%, 방문 고객 수는 18%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