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떠난 투자자들 몰려가니…나홀로 증시 최고치 찍은 이 나라

/AFPBBNews=뉴스1

올해 세계 증시가 고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요동치는 가운데 인도 증시는 나홀로 견조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증시의 벤치마크인 BSE 센섹스지수는 11일 6만1795.04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4일 센섹스지수는 소폭 하락을 가리키고 있지만 연말까지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센섹스지수는 올해에만 6% 넘게 올랐다. 흐름이 급격히 꺾이지 않는다면 센섹스지수는 7년 연속 상승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MSCI 신흥시장지수가 23% 하락 중임을 고려하면 인도 증시 상승률은 더 눈에 띈다.

M&G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페르샤드 아시아 주식 담당 펀드매니저는 "전 세계 시장의 각종 잡음 속에서도 인도는 올바른 신호를 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인도 증시가 계속해서 뛰어난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도 BSE센섹스지수 6개월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블룸버그는 인도 증시의 상승 비결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붐, 강력한 내수에 힘입은 높은 경제 성장률, 정치적 안정 등을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앞다퉈 빠져나갔을 때도 개인투자자들은 매수에 뛰어들면서 지수를 어느 정도 방어했다. 인도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 20개월 연속 주식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인도 증시는 6월 연저점을 찍은 뒤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 속에 본격 반등했는데 탈중국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미국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의 경우 중국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이고 인도와 남태평양 등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자산운용사 애버딘의 레이 샤르마-옹 투자 디렉터는 "자산 분배 측면에서 우리는 인도 주식을 중국 리스크에 따른 투자 다각화를 위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올해 3분기(7~9월) 인도 주식을 60억달러(약 8조원)어치 순매수한 데 이어 10월 이후에도 25억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증시에 위험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인도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인상과 유가 상승은 시장에서 부정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인도는 사용 원유의 80%를 수입할 정도로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다. 유가가 더 오르면 무역적자를 키우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최근 중국 증시가 상승 분위기를 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중국을 향할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와 부동산 시장 구제안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시장 심리 개선에 힘쓰는 모습이다. 중국 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에만 6.4% 올랐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구나 소득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인도 증시를 떠받치는 경제 펀더멘털은 상당히 강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HSBC자산운용 인도 법인의 투샤르 프라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인도는 안전한 피난처"라면서 "20년 전 중국과 비슷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앞으로 10~20년 인도는 상당한 소득 증가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2031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해 7조5000억달러를 넘어서고, 증시 규모도 연간 11% 이상 늘어 10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영국을 뛰어넘어 세계 5대 경제국으로 발돋움한 인도는 올해 10월부터인 2023회계연도에 7%에 이르는 고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