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소환한 檢, 혐의 입증 자신…'정치적 공동체' 이재명 향하나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의 눈을 피해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했다. 정 실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13년 2월 설 명절 무렵 성남시청 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성남도개공 각종 사업 및 자신의 인사 청탁을 받으며 현금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11.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이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소환했다. 정 실장 측은 "터무니 없는 내용"이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 실장 조사 결과에 따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5일 정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비공개로 청사에 출석했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각종 청탁 명목으로 총 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지난 9일 검찰이 정 실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제시한 영장에는 특가법상 뇌물을 포함해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사업 지분 중 24.5%(세후 428억 원)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도 기재됐다.

이 대표 측은 지난해 공개된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의 녹취록 내용을 근거로 428억원은 유 전 본부장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 보강조사를 통해 여러 증거를 확인했고 녹취록과 부합하는 내용을 범죄사실로 기재했다"며 "사건관계인들의 진술 외에 충분하고 다양한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정 실장은 위례 신도시 사업 과정에서 비공개 내부 자료를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하면서 휴대전화 폐기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2.11.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은 이날 정 실장을 조사하면서 이 대표가 관여하거나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정 실장과 이 대표의 관계를 상당 분량 서술했다. 검찰은 특히 두 사람을 '정치적 공동체'라고 규정했다. 정 실장이 성남시민모임 활동을 계기로 1995년부터 이 대표와 친분을 쌓은 이후 이 대표를 보좌하면서 그가 추진하는 일을 실무선에서 사전에 검토했고, 이 대표가 선거에 나갈 때마다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검찰이 두 사람을 사실상 '한 몸'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 대표를 향한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사에 참여한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할 예정"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