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소싱·통합행사'...시너지 첫발 뗀 롯데쇼핑 성공할까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兼 롯데쇼핑(주) 대표이사 부회장

롯데 유통군이 출범한 이후 유통 계열사 간 협업 사례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첫 통합 행사(롯키데이), '롯데 그로서리 데이', 물류 혁신 등이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부회장 취임 이후 줄곧 강조했던 '협업을 통한 공동의 시너지 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적 반등도 함께 이어지며 고무적인 내부 분위기가 읽힌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유통군은 최근 들어 각 사업부, 계열사 별 협업 프로젝트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통합 마케팅 행사인 '롯키데이'가 대표적이다. 롯키데이는 롯데 유통군 내에 11개 사업부·계열사 가운데 8곳이 참여한 첫 통합 행사였다. 롯데 유통군 마케팅혁신본부의 주도로 롯데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코리아세븐, 홈쇼핑, 하이마트, 멤버스 담당자들이 5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고 준비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마케팅을 축소하며 실적 등 성과를 취합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예상보다 뜨거웠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사한 사업부별로 공동 소싱 작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롯데마트, 롯데슈퍼 공동 파트너사 초청 '그로서리 데이'에서 양 사는 통합 소싱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 개별적으로 하고 있던 상품 소싱 업무를 통합해 시너지를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중복 업무로 인한 추가 비용과 인력 낭비를 방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자평이 나온다.

소싱 통합과 함께 마트와 슈퍼의 상품코드 통합 작업도 벌인다. 기존에는 마트와 슈퍼가 같은 상품을 취급하면서도 별도의 상품코드를 사용해 왔기에 상호 시너지를 내기가 어려웠으나, 상품코드 통합을 통해 통합 발주와 상품 관리,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가 가능해진다.

온-오프라인 물류 통합도 시너지 작업 중 하나다. 롯데쇼핑은 최근 영국 기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설립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6곳이 신설되는 CFC는 롯데 유통군 물류 통합 기지로 역할 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으로 롯데 유통군을 설립하고 김 부회장 취임 이후 시도하고 있는 조직 문화 혁신 중 하나다. 유통군은 롯데쇼핑 사업부를 비롯한 11개 계열사의 통합 비전을 제시하고 계열사 간 공동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 유통군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실적 부진과 유통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어버리며 침체됐던 데서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계열사가 많다 보니 사일로 효과(부서 이기주의) 지적을 받아왔는데 처음으로 공동 행사를 하면서 협업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향후에 다양한 협업 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