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주유엔대사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반대"

[뉴욕=AP/뉴시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논의를 위해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 대사는 북한의 거듭되는 결의 위반에 대해 안보리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10.06.

한국 정부가 일부 국가들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 움직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개혁 관련 총회에서 현재 5개국인 상임이사국의 수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반 이사국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이탈리아 측 성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황 대사는 "대한민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추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보리의 적응성, 지속가능성, 관련성을 저해한다고 판단한다"며 "상임이사국 확대는 기본적으로 유엔헌장 23조에 특정 국가명을 추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단 이름을 넣고 나면 그것을 바꿀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이미 헌장 23조에 명시된 5개 상임이사국 국가명 중 2개, 즉 중화민국(The Republic of China)와 소련(the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은 더 이상 정확한 명칭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지만 헌장 내 명칭조차 수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공식적인 국가명은 중화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PRC)이며, 소련 해체 후 러시아(Russia)가 상임이사국 자리를 물려받았다.


황 대사는 "국제 현실을 반영해 상임이사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현재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는 있겠지만 미래 현실을 반영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 총회장에서 몇 세기는 고사하고 향후 수십 년 동안 국제 정치의 미래와 주요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으로 안보리가 끊임없이 진화하는 국제 현실을 반영하기를 원한다면 정기적인 선거를 실시할 수 밖에 없다"며 "유엔 회원국 전체가 정기적으로 안보리에 책임을 묻기 위한 메커니즘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일각에선 상임이사국을 '선출'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의석을 영원히 보장하는 일회성 선거는 진정한 의미에서 선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사는 "우리에게 거부권이 있든 없든간에 영구적인 상임이사국을 추가한다는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안보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적응능력을 갖추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장기적으로 더 지속가능한 체질을 갖추는 동시에 그 정당성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확장과 개혁에 나서는 모습을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일본, 인도, 브라질 등 유엔 내부에서 'G4'로 불리는 국가들은 최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목표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현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