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가시화…단독 처리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위성곤(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장혜영(오른쪽)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이태원 참사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접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1.09.

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야 3당이 관련 특별위원회 명단을 확정했다. 야권은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아도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단독 처리할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도 더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만 빠져 민심을 외면해선 안된다"며 "오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65%가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국회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에서 이제라도 벗어나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길 바란다"며 "의장의 요청 시한까지 국민의힘도 조사계획서 안과 특위 명단 제출에 나서길 기대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고위회의 직후 특위 명단을 발표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진선미·권칠승·조응천·천준호·이해식·신현영·윤건영 의원도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9일 민주당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던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에서도 각각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용혜인 상임대표가 특위에 참여키로 했다. 이들은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거부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정조사에 대한 양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정치권에서는 2023년도 예산이 협상의 열쇠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수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예산안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야 3당이 함께 국정조사를 한다고 해도 국민의힘 없이는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다수의석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을 조정하는 시기에 숨통을 조금 틔워주면서 국정조사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이에 불만을 가질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여론도 그렇고 어차피 예산 정국을 돌파할 여건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지금은 최대한 국정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버티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