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 백신' 새 변이엔 효과 낮았다…"그래도 접종하라" 이유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서울=뉴스1)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 대응력을 높인 2가 백신이 BA.2.75.2와 BQ.1.1, XBB.1 등 신규 변이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중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BA.1 변이에 대한 중화 효과는 이번 연구에서 빠졌지만, BA.1가 연구에 포함된 BA.2.75의 하위변이인 만큼 BA.1에 대한 효과도 낮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하나의 연구 만으로 2가 백신의 대응력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방역당국도 BA.1에 관한 2가 백신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접종 효과를 분석해 추후 연구 결과를 공개하겠다는게 방역당국 입장이다.

15일 보건의료계 등에 따르면 차이타냐 쿠르하데 미국 텍사스 의대 연구팀은 'BA.5 2가 백신'이 BA.4와 BA.5에 대해서는 높은 중화항체가(바이러스의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량)를 보였지만 BA.2.75.2와 BQ.1.1, XBB.1 등 신규 변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신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가 백신을 접종했으면서 감염력이 없는 사람 29명, 2가백신을 접종했으면서 감염력이 있는 사람 23명,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 25명의 혈액 샘플을 조사했다.

네이처메디신 게제에 앞서 연구팀이 지난달 사전논문공개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 초록에 따르면 이 같은 조사 결과, 2가 백신 접종군 가운데 BA.5의 중화항체 기하평균 역가(GMT) 대비 BA.2.75는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BQ.1.1이 4분의 1 수준이었으며 XBB.1는 8분의 1에 그쳤다. 감염력이 있는 2가백신 접종군도 비슷했다. BA.5의 중화항체 기하평균 역가 대비 BA.2.75와 BQ.1.1, XBB.1는 각기 4분의 1, 6분의 1, 15분의 1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의 추가접종 백신이 새롭게 등장하는 변이에 대응토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세를 넓히는 BA.1 변이는 이번 연구에서 빠졌다. BN.1의 주간 검출률은 11월 3주차 7.6% 수준이었지만 12월 1주차엔 17.4%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15일 기준 국내 신규확진자 수는 3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상태다. 하지만 BA.1와 연관이 있는 BA.2.75는 이번 연구에 포함돼 2가 백신 중화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확인됐다. BN.1에 대한 대응력도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셈이다.

BN.1는 '켄타우로스'로도 불린 'BA.2.75'의 하위변이로 지난 9월 발견됐다. 아직 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구체적 연구 결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세를 넓혀가는 속도로 미루어 면역 회피력이 다른 변이보다 강할 것이라는게 과학자들의 추정이다. 오타고 대학의 바이러스학자 젬마 게오게건 박사는 "어느지역에서나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면 면역회피력이 상당하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일단 이번 연구결과 만으로 2가 백신의 신규변이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방역당국의 입장도 2가 백신의 BN.1에 대한 효과가 충분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은 상태다. 황경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BN.1도 오미크론 변이인만큼 현재 접종 중인 2가 백신이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가 백신의 대응력에 관한 보다 정확한 정보는 추후 접종자들의 데이터가 쌓인 뒤 분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황 팀장은 "관련된 백신 접종효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추가적인 연구가 있으면 신속하게 분석해서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