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갈렸나?" 공동·각자→단독체제로 바꾸는 바이오社

유바이오로직스, 알피바이오 등 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냈다. 공동대표, 각자대표 체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바뀐 게 특징이다. 경영 효율성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 (12,070원 ▲70 +0.58%)는 최근 최석근 대표가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임기(2024년 3월)를 1년여 남겨두고 사임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영옥·최석근 공동대표 체제에서 백영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에 따라 원활한 경영권 전환을 위해 (최 대표가) 사임을 결정한 걸로 안다"며 "당분간 백영옥 대표 단독체제로 갈 것"이라고 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작년 10월 '바이오노트 외 2인'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바이오노트가 2021년 10월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6.2% 확보했다는 공시를 처음 낸 뒤 잇따라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결과다. 경영 체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조영식 바이오노트 회장은 지난해 3월 유바이오로직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이어 9월에는 유바이오로직스 창립멤버 중 한 명인 김덕상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에서 물러나고, 지분을 장내 매도했다.

이번 대표이사 변경에 따라 바이오노트와 유바이오로직스 간 협력에도 보다 속도가 날 전망이다. 단독대표 체제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영학 교수는 "같이 논의해 최종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공동대표 체제와 달리 단독대표 체제는 혼자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단 이점이 있다"며 "물론 이 경우 단독대표는 정확한 현실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을 해야한다는 주의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2021년부터 컨소시엄, 업무협약 등을 체결하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협력해왔다. 바이오노트가 공급하는 세포주에서 생산한 항원에 유바이오로직스의 면역증강기술(EuIMT)에 접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다는 구상이었다. 업계에선 바이오노트가 유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백신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해왔다. 에스디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글로벌 1위 기업으로 2021년 연 4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회사다.


이외 EDGC (415원 0.00%)는 이민섭·조성민 각자대표 체제에서 이민섭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25년 3월까지가 임기였던 조성민 대표가 사임하면서다.

샤페론 (1,802원 ▲5 +0.28%)은 작년 말 성승용·이명세 공동대표 체제에서 성승용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또 알피바이오 (7,910원 ▲50 +0.64%)는 윤재훈·김남기 각자대표 체제에서 윤재훈 단독대표 체제로, 테라젠이텍스 (3,765원 ▲70 +1.89%)는 고진업·류병환 각자대표 체제에서 고진업 단독체제로, 마크로젠 (18,800원 ▲250 +1.35%)은 김창훈·이수강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창훈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EDGC를 제외하고 오는 3월 임기가 만료자들이다. 새 대표 선임없이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공동대표 혹은 각자대표 체제에서 한 사람이 사임해 단독대표 체제가 되는 것은 보통 의견이 달라 퇴사하기 때문"이라며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했다.